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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동섭, 군 전역 후 첫 출전만에 통산 2승째 거둬..동부화재프로미오픈 72홀 최소타 신기록

맹동섭, 군 전역 후 첫 출전만에 통산 2승째 거둬..동부화재프로미오픈 72홀 최소타 신기록
23일 경기도 포천 대유 몽베르CC 브렝땅-에떼코스에서 열린 KPGA코리안투어 시즌 개막전 동부화재프로미오픈에서 8년만에 우승을 거둔 맹동섭이 3번홀에서 호쾌한 드라이버샷을 날리고 있다.
포천(경기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2년전 국군체육부대 현역병 신분으로 출전했던 2015동부화재프로미오픈서는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리고 정신 훈련 차원에서 감독의 지시로 숙소까지 5km의 험한 산길을 구보로 가야만 했다. 물론 컷을 통과한 동료 선수들은 자동차로 편안하게 이동했다. 수모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컷 탈락자는 3, 4라운드 때는 골프장에 나오지 않지만 대회가 끝날 때까지 매일 출근해야만 했다. 소위 '얼차렷'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동료 선수들이 경기를 끝낼 때까지 연습 그린에서 퍼팅 연습을 해야만 했다.

그러한 일련의 일들이 '약발'이 되어서였을까. 그 다음주에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2부투어격인 챌린지투어에서 우승했다. 또한 그 이후인 그 해 10월에 열렸던 2015 세계군인체육대회 골프 종목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관왕이 기대됐던 개인전에서는 아쉽게 동메달에 그쳤다. 그리고 지난해 9월 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한 뒤 올 시즌 민간인 신분으로 투어에 복귀했다.

2009년에 데뷔한 투어 8년차 맹동섭(30·서산수골프앤리조트)의 스토리다. 맹동섭이 2년전 수모를 깨끗이 설욕하며 통산 2승째를 거두었다. 23일 경기도 포천 대유 몽베르CC 브렝땅-에떼코스(파72·7060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시즌 개막전 동부화재프로미오픈(총상금 5억원)에서다. 맹동섭은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3개에 버디 4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정상에 우뚝 섰다. 2009년 SBS코리안투어 조니워커블루라벨오픈 이후 8년여만에 맛보는 통산 2승째다. 맹동섭의 우승 스코어는 작년 대회에서 최진호(33·현대제철)가 기록한 대회 72홀 최소타 기록(17언더파 271타)을 2타 경신한 호기록이다.

3타차 단독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한 맹동섭은 1번홀(파4)에서 위기를 극복하면서 우승을 예감했다. 갑자기 거세진 바람의 세기를 제대로 체크하지 못한 나머지 두 번째샷이 짧았고 세 번째샷이 핀을 4m 가량 지나쳤으나 파세이브에 성공한 것. 3번홀(파5)에서 3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맹동섭은 5번홀(파4)에서 두 번째샷이 그린 왼쪽을 벗어난데 이어 세 번째샷을 핀 1.5m 지점에 떨궜으나 파세이브에 실패해 또 다시 위기를 맞았으나 7번홀(파4) 버디로 잃었던 타수를 만회했다.

10번홀(파4)에서 두 번째샷을 핀 1.5m 지점에 떨궈 가볍게 버디를 추가해 2위권과의 타수를 5타 차이로 벌리면서 사실상 우승에 쐐기를 박는 듯 했다. 그러나 12번홀(파5)에서 두 번째샷이 왼쪽으로 당겨져 OB가 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다행히도 4m 정도의 보기 퍼트를 성공시키긴 했으나 앞서서 플레이를 펼친 박일환(25·JDX멀티스포츠)이 12번홀까지 무려 7타를 줄이는 맹추격전을 펼쳐 2타차로 쫓겼다. 만약 박일환이 13번홀(파4)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하지 않았더라면 결코 여유를 부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기세가 오른 맹동섭은 최대 승부처인 14번(파4)에서 18번홀(파4)까지 5개홀에서 타수를 잃지 않으면서 우승 상금 1억원과 3년간 시드권을 보너스로 챙겼다. 맹동섭의 우승 원동력은 현역 군 생활에서 쌓여진 강한 정신력과 다양한 대회 출전, 그리고 지난해 하와이에서 실시했던 2개월간의 동계 전지훈련 효과였다. 거기에다 현역 시절 대회 코스에서의 실전 경험도 큰 도움이 됐다. 몽베르CC 류연진사장은 맹동섭을 비롯한 국군체육부대 선수들을 골프장으로 초청해 라운드하도록 배려한 바 있다.

맹동섭은 "8면만의 우승이라 꿈만 같다. 부모님께서 응원 속에서 우승해 더욱 기쁘다. 특히 첫 우승 때는 안계셨던 아버지를 본 순간 울컥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많은 준비를 했다. 개막전에서 우승했으니까 차근차근 2, 3승을 향해 나아가겠다. 그리고 올해를 '맹동섭의 해'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박일환이 이날만 7타를 줄여 단독 2위(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에 입상한 가운데 맹동섭과 국군체육부대에서 한솥밥을 먹다가 지난해 1월에 전역한 박은신(27)이 단독 3위(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대회를 마쳤다.
3타차 2위로 생애 첫 승에 도전했던 박효원(30·박승철헤어스튜디오)는 이번에도 마지막날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3타를 잃어 공동 6위(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에 그쳤다. 한편 이번 대회서는 나흘간 1492개의 버디가 쏟아져 나와 총 7460만원의 사랑의 버디샷 기금이 적립됐다. 이 기금은 주최측인 동부화재측이 소외계층을 위해 기부한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