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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유 수입선 다변화 박차, 몸단 중동국들 가격인하 조짐

GS칼텍스, 러 우랄산 원유 첫 도입
정유사, 美.러로 노선 돌려 품질 좋고 가격도 경쟁력
甲이던 사우디 등 ‘저자세’

국내 원유 수입선 다변화 박차, 몸단 중동국들 가격인하 조짐

GS칼텍스가 러시아 우랄산 원유를 처음 도입하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조치 이후 국내 정유사들의 수입선 다변화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가 80%에 이르는 상황에서 OPEC의 감산 연장 가능성이 커지자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 수입 다변화 전략은 최근 미국과 러시아산을 중심으로 급속히 전개되는 양상이다.

■미.러 중심 수입선 다변화 경쟁

2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70만 배럴 규모의 우랄산 원유를 수입하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중동산 리스크 줄이기'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OPCE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OPCE 산유국들은 저유가 극복 차원에서 올 1~6월까지 산유량을 하루 180만 배럴씩 감산하는데 합의하고 이행에 들어갔다.

OPEC의 감산 합의는 이란산 원유 수출 증가와 일부 비산유국들의 약속 파기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준수되면서 최근 두바이유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국내 정유사들은 최근 비중동산 원유 수입처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GS칼텍스는 지난해 11월과 12월 미국산 셰일오일인 이글포드 원유 200만 배럴을 두 차례에 나눠 여수에 들여왔다. GS칼텍스는 최근 유럽시장에 판매되던 우랄산까지 수입선을 넓히면서 수입선 다변화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GS칼텍스는 오는 6월에는 미국산 셰일오일 50만 배럴을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다.

지난 2월에는 SK이노베이션이 러시아 석유회사인 루코일로부터 4월 공급분 우랄산 원유 100만 배럴을 구매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미국 쉘로부터 남부 멕시코만산 원유 200만 배럴을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중동산 협상력도 높아져

정유업계는 OPEC의 감산 조치로 중동산 원유 수급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수입선 다변화 전략에 집중한 측면이 강하다. 이번 GS칼텍스의 우랄산 원유 수입도 경제성과 함께 중동산 원유 공급이 과거보다 원활하지 못하면서 수입처 범위를 넓힌 결과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정유사들이 브렌트유 계열인 우랄산 수입에 나선 건 경제성과 수입선 다변화의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한 것"이라며 "통상 브렌트유는 경질유라 중질유가 많은 중동산보다 휘발유 등 고품질 유종의 수율이 좋고, 가격차도 줄어 구매력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 중동산 원유 주요 수입국들이 수입선 다변화에 나서면서 절대갑이던 중동 산유국들도 꼬리를 내리고 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아시아 원유판매가격 조정계수(OSP)는 최근 인하 기조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는 5월 아시아지역 OSP를 4월보다 배럴당 0.3달러 인하했다. 아시아 OSP는 오만유와 두바이유의 평균가를 기준으로 결정한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