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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프랑스 우려 사라지면 출구정책 추진할 것"

유럽중앙은행(ECB)의 출구전략이 가시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이하 현지시간)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경제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어 5월 7일 치러질 프랑스 대통령 결선 투표 결과에 따라 정책 가이드라인을 변경하는 것으로 출구정책을 모색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날 1차 투표에서는 예상대로 중도노선의 에마뉘엘 마크롱과 극우 마린 르펜이 승리해 다음달 결선 투표에 진출하게 됐다. 마크롱이 2차 투표에서 낙승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반유로, 반유럽연합(EU)을 표방하는 르펜의 승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게 됐다.

이때문에 ECB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집행이사회가 27일 이사회에서는 이전처럼 경제회복 궤도 이탈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통화정책을 동결하겠지만 2차 투표에서 마크롱이 대통령 당선을 확정지으면 6월 8일 회의에서 정책 전망을 수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블룸버그가 지난주 이코노미스트 4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대부분 27일 회의에서 기존 정책을 동결하는 대신 6월 회의에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정책 변경 가능성을 언급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ECB가 일단 양적완화(QE)와 초저금리를 끝내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나면 출구정책 속도는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전망했다.

60% 이상이 9월(7일) 회의에서 QE 축소(테이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고, 이 가운데 93%는 내년 1·4분기 중에 테이퍼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번 설문조사 당시의 88%보다 늘었다.

현재 마이너스(-) 0.4%인 예금금리도 내년에 첫 인상이 시작돼 3·4분기에 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답도 절반을 넘어섰다. 첫 금리인상 시기 예상치는 내년 4·4분기에서 1개분기 앞당겨졌다.

유로존의 탄탄한 회복세가 출구전략 예상의 배경이다.

21일 발표된 유로존 구매관리자지수(PMI)는 프랑스가 예상을 깨고 독일을 앞지르는 등 유로존 민간부문의 성장이 6년만에 최고를 기록했음을 보여줬다.

더블린 메리언 캐피털의 앨런 매퀘이드 이코노미스트는 "주요 충격이 없다고 가정할 때 ECB는 통화완화정책 종식을 시작하려 할 것"이라면서 "프랑스 대선 이후 정책 가이드라인(포워드 가이던스) 변경에 나서고, 9월 독일 총선 뒤에는 테이퍼 의사를 밝힌 뒤 채권매입 규모 축소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7일 회의에서는 기존 정책을 동결하겠지만 이날부터 출구전략을 논의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같은 예상의 최대 걸림돌은 프랑스 대선이다.

스파르카세 수드홀스타인의 크리스토퍼 마티스 이코노미스트는 "(27일) ECB가 결정을 내릴 때는 르펜의 최종승리에 따른 심각한 하방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날 정책변경을 결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