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대선후보 공약 점검] "카드 수수료율 내리겠다" 대선후보 모두 한목소리

10. 금융분야
작년 수수료율 낮춰 카드사들 인하 여력 없고
우대수수료율, 세액공제 등 소상공인 기존 혜택도 몰라
기존 정부 정책 잘 알려야

대선 후보들이 저마다 다른 비전을 내세우면서 정책대결을 펼치고 있지만 일부 공약만큼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상공인을 위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공약이 대표적이다.

24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등 5명의 대선주자는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우대수수료 적용 가맹점 대상 확대 등 카드 가맹점을 위한 공약을 내걸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1.3%에서 1.0%로 낮추고, 우대수수료가 적용되는 중소가맹점과 영세가맹점 연 매출 기준을 높여 그 대상을 넓히는 공약을 내세웠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우대수수료 적용 가맹점 매출액기준 상향 조정을 약속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한발 더 나아가 전체 카드 수수료 상한을 1%로 낮추는 '카드 수수료 상한제'와 체크카드 수수료 0%로 인하를 주장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연 매출 3억~5억원인 가맹점과 온라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내걸었다.

중소가맹점을 대표하는 단체들은 카드 수수료 인하에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소상공인의 경우 매출은 높아도 이익률이 낮아 지난해 도입한 가맹점 수수료 우대에 대한 효용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소상공인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신용카드 업계는 인하 여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0.8~2.5% 수준, 연 매출액 2억원 이하인 가맹점은 0.8%, 2억~3억원인 가맹점은 1.3%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수수료율 인하는 지난해 초 단행됐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월 여신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평균 수수료율이 낮춰졌고 최근 금리상승으로 신용카드사들의 신규 조달금리가 상승 반전했다"면서 "실질적으로 추가적인 수수료율 인하 여력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작 이 공약의 주요 수혜자가 될 중소상공인들이 현 실태를 잘 모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신금융협회가 지난달 500개 영세가맹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중 우대수수료율을 정확히 아는 가맹점은 16개에 불과했다.
정확한 수수료율(0.8%)을 안내한 후 '적정수준 이상'이라고 응답한 가맹점은 7.6%에 그쳤다.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신용카드 매출세액 공제제도를 모른다고 응답한 비중도 전체의 3분의 2에 육박했다.

영업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가맹점 수수료를 꼽은 점포는 전체의 2.6%로 집계됐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