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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핫이슈 핫현장] 온라인 쇼핑몰업체 쿠팡 실적 '진실과 오해'

"兆단위 적자는 장기 투자계획 일환"
아마존도 처음엔 적자 막대.. 사업기반 구축 과정일뿐
자본잠식.유동성위기 일축.. 유통.물류 선진화 등 성과도

[유통업계 핫이슈 핫현장] 온라인 쇼핑몰업체 쿠팡 실적 '진실과 오해'

"지금은 혁신적인 유통.물류 관련 기술력 제고와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단계로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전략적으로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도 있겠지만 원천적인 기술력 확보와 인프라 구축을 위해 길게 내다보고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소셜커머스를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쇼핑몰업체인 쿠팡의 김범석 대표(사진)는 최근 조단위 누적적자가 담긴 실적발표와 관련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유동성 위기설에 대해 "장기계획에 따른 계획된 적자"라며 일축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이같은 대대적인 장기투자를 통해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 선진화를 이끄는 '메기'역할을 하고 있다는 '역할론'도 강조했다.

■"조단위 적자는 계획된 적자"

쿠팡의 조단위 누적적자와 이에 따른 유동성 문제 등을 둘러싸고 유통업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투자한 1조원을 2년만에 모두 소진한 상태에서 누적적자도 조단위에 달해 자본잠식과 함께 유동성 위기에 몰릴 것으로 우려한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쿠팡측은 적자 규모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쿠팡은 2015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2015년 매출액 1조1000억원에 손실액은 5400억원, 2016년은 매출액 1조9000억원에 손실액은 5600억원으로 2년 연속 누적적자가1조1000억원에 달한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 뱅크 회장이 투자한 1조원을 이미 넘어선 상황이다.

이와 관련,쿠팡측은 지난 2년 동안 물류창고건설과 시스템 개발, 로켓맨 정규채용 등 자체배송망(로켓배송)확충과 최신 결제시스템 도입 등 대규모 신규투자를 통해 사업기반 구축과 유통시장의 혁신을 이끌어왔다고 설명했다.

■유통.물류혁신 및 선진화에 기여

쿠팡 관계자는 "출퇴근 길에 스마트폰을 통해 장을 보면 장바구니가 다음날 집으로 배달돼 있고 비밀번호 입력이나 지문인식으로 빠르게 대금을 결제하는 것이 가능해 졌다"면서 "쿠팡이 이같은 유통시장의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쿠팡맨의 정규직화로 고용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쿠팡 측은 세계적 온라인 쇼핑몰의 예를 들며 오히려 투자를 늘려야 할 때라고 설명한다.1994년 창업한 아마존은 2000년까지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누적 적자액은 28억달러(약 3조2000억원)에 달했다. 미국 월가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아마존이 1년을 버티지 못할 것으로 봤고 주가 역시 곤두박질 쳤지만 아마존은 물류센터 등 투자를 오히려 늘렸고 2002년 흑자로 돌아선 이후 고속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켓배송'으로 상징되는 쿠팡의 자체 물류시스템이 과도한 배송비용과 경쟁력 저하로 되레 경영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쿠팡과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택배업체를 이용하면 건당 1500~2000원이면 되는데 로켓배송은 4000원이 든다"며 "어떻게 감당하겠나"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쿠팡과 업계 일각에서는 "1500원짜리 택배는 2~3일씩 걸리는 것이 다반사이고 무엇보다 원가에도 못미치는 요금으로 택배기사들을 고사위기로 내몰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다소 무리해 길게 보면 상생 차원에서 쿠팡 전략이 틀리지는 않다"고 밝혔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