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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100일 과제, 이것부터 풀어라] 중기,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 대기업 '낙수효과' 더는 없어

8. 장관급 '중소벤처기업부' 신설 앞두고 기대감 커진 중기업계
"대기업 중심 정책 안돼" 중기업계 주장 근거는

[새정부 100일 과제, 이것부터 풀어라] 중기,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 대기업 '낙수효과' 더는 없어

중소기업계는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정부가 기존 대기업 중심의 산업정책을 폐기하고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인 중소기업 성장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 대기업들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 강소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원.육성해야 한다. 한때 대기업 지원 논리의 하나이던 '낙수효과'도 현재는 거의 없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주장이다.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 '중소기업'

28일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중소기업의 일자리 창출 기여도는 98.1%에 이른다. 새롭게 만들어진 100개 일자리 가운데 중소기업이 98개 이상을 만든 것이다. 반면 2013년 20.2%에 이르던 대기업의 일자리 창출 기여도는 2014년 1.9%로 곤두박질쳤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위 20개 대기업)의 고용자 수를 살펴봐도 2013년 55만3100명에서 2014년 55만2500명, 2015년 54만7900명으로 줄더니 2016년엔 52만9900명으로 감소하는 등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대기업들은 이익이 늘어도 고용은 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고위 관계자는 "기존 정부가 대기업 주도의 수출 중심 산업구조를 고집하면서 대기업만의 '나홀로 성장'만 유지시켜 왔고 그 결과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확대 등 사회양극화만 심화시켰다"면서 "새 정부는 중소기업에 대한 강력한 지원책을 통해 고용과 가계소득을 늘릴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은 "지난해 대기업의 일자리는 1년 전에 비해 4만6000개나 줄어든 데 반해 이노비즈기업들은 지난해 3만5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면서 "국내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소기업들에 새 정부는 더 많은 연구개발비 등을 지원해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노비즈협회는 연 3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으며, 최근 6년간 20여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중소기업연구원 노민선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일자리를 계속 늘리기 위해서는 노사정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회적으로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가 함께 성장하는 모델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낙수효과' 사라지고 '빨대 효과'만

대기업 중심의 산업정책을 폐기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낙수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대기업의 영향력이 중소기업의 영향력보다 작거나 상호 간 동조화 현상이 사라졌다.


홍운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적 중요도를 나타내는 고용유발계수를 보면 중소기업의 유발계수가 9.7, 대기업이 5.5로,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압도하고 있다"면서 "이미 대.중소기업 간에는 낙수효과가 약화되거나 크지 않다. 오히려 디커플링(de-coupling)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대기업이 성장하면 투자 증가 등으로 중소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이른바 '낙수효과'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2차, 3차 협력업체로 내려갈수록 파급 효과가 더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영희 중소기업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