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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 앞둔 한국당 ‘당권경쟁 내홍’ 점입가경

親洪 “강한 리더십 필요”
非洪 “집단지도체제로 안정”
재선모임 “4선 이상 당권 포기”

자유한국당의 새 대표를 뽑는 7.3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을 둘러싼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미국에서 휴식을 취하며 정국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내달 4일 귀국과 동시에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힐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洪 前지사 "강한 리더십" vs 옛 親朴 "독주 분란 우려"

홍 전 지사측은 대선패배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바른정당 탈당과 친박청산 작업 등으로 당 내부가 복잡한 상황에선 문재인 정부의 집권초기 개혁 드라이브를 견제할 응집력 발휘가 어렵다는 판단아래 '강력한 리더십을 통한 보수 재건'에 홍 전 지사가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옛 친박근혜계에선 홍 전 지사가 대선 패배에 대한 자기반성없이 오로지 당권 장악에만 몰두하고 있다면서 '안정적 리더십 확보와 집단지도체제로의 복귀'를 내심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선 홍 전 지사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데 한국당의 고민이 있다.

그러나 옛 친박계의 경우 홍 전 지사가 독주체제로 당권을 차지하게 되면 제2의 인적청산을 고리로 '인위적인' 친박인사 솎아내기 작업이 진행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 내부에선 홍준표 체제가 독선적 행태를 지속할 경우 오히려 지역적, 계층적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내며 당내 혼란만 가중될 것이란 걱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홍 전 지사측은 이같은 친박계의 반발에 대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명맥을 유지한 채 공천권을 행사하려는 친박계의 '자기방어적 상황 논리'로 해석한다.

특히 '혁신과 개혁의 아이콘'인 홍 전 지사가 새 대표를 맡아 여소야대 정국속에서 제1야당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문재인 정부를 본격 견제해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운다.

홍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재인 정부는) 바른정당을 내년 지방선거까지 위성정당으로 존치시키면서 우파분열로 지방선거를 치르고, 효용가치가 없어지면 바른정당 일부 인사는 흡수하지만 가치가 없는 인사는 버린다"고 적었다. 이어 "얼치기 강남좌파들이 한국당에서 떨어져 나간 것은 한국당으로선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들이 건전보수를 가장하고 국민을 현혹하는 일은 우리가 선제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선그룹 "4선이상 중진 전대불출마" 촉구

옛 친박계로 분류되며 당권도전이 예상되는 홍문종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이번 전대구도에 대해 친홍(親洪)대 비홍 구도로 설정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수감에 이은 재판진행 등으로 이미 친박계의 존재이유가 소멸한 만큼 과거 프레임으로 카테고리를 묶어 당권 도전에서 원천적으로 배제시키려는 것은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

옛 친박계 내부에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통합, 화합을 통한 강력한 제1야당으로서 정국주도권을 쥐기 위해 옛 계파주의의 청산을 요구하는 한편 7.3 전대 도전여부를 놓고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전히 당내 주력군을 형성하는 친박계 당원들을 대표해 당권에 도전, 비박계 당권장악에 대비하고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 등을 유지해야 한다는 '실리론'과 박 전 대통령 탄핵이후 싸늘한 민심과 여론을 감안, 당분간 '자숙모드'를 유지하면서 차후를 도모해야 한다는 '명분론'이 충돌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당내 재선그룹이 중진의원들의 전대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새 지도부에 의한 혁신위원회 구성' 등 정풍운동 전개를 선언한 것도 '변수'다.


전날부터 1박2일 워크숍을 진행한 재선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지도부 구성 과정에서 다선 의원들은 자기희생적 애당심을 발휘해 달라"며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전대에 나서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전대를 통해 당의 쇄신과 당의 외연 확대를 위한 외부인사 수혈을 포함한 새로운 리더십을 갖춘 지도부가 선출되도록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재선그룹은 계파주의 청산을 비롯한 당의 근본 혁신을 위한 정풍운동에 앞장설 계획이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