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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두번째 영장실질심사, 檢-辯 구속여부 공방 치열(종합)

정유라측 "국정농단 출발점도 못 찾고 수사했나"

정유라 두번째 영장실질심사, 檢-辯 구속여부 공방 치열(종합)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일 열린 정유라씨의 두번째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국정농단 재수사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정씨가 구속될 경우 최순실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각종 특혜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정씨를 단초로 국정농단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반면 정씨의 구속영장이 이번에도 기각되면 검찰이 정씨를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국정농단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정씨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47·사법연수원 26기) 심리로 진행됐다.

■檢, 법원에 구속 필요성 강력 주장
검찰과 정씨 측 모두 이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치열한 법리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기존 업무방해·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외에 추가한 범죄수익은닉 혐의 입증에 전력을 다했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삼성 그룹의 승마 지원에 정씨가 구체적으로 인식·개입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이를 근거로 법원에 구속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최근 확보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추가 수첩과 관련한 보강 수사를 위해 정씨의 구속이 불가피하다고 강력히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씨가 덴마크 구금 도중 제3국인 몰타 시민권 취득을 시도했다는 정황을 제시하며 도주 우려를 제기했다.

반면 정씨 측은 이날 ‘정유라는 단순 수혜자’란 논리로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혐의가 정씨의 모친인 최씨의 주도로 이뤄져 범죄사실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씨 측은 정씨가 몰타 시민권 취득을 시도했다는 의혹과 관련 "강제송환 위기에 처한 이들을 노리고 접촉하는 '국적 브로커'가 제안했을 뿐"이라며 "정씨는 이를 거절한 뒤 송환 불복 항소심을 포기하고 입국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 측 "단순 수혜자..도주할 생각 없다" 반박
정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후 취재진에 "정씨는 이 사건 전체 사건의 끝에 있는 정리 안 된 한 부분에 불과하다"며 "대어를 낚으면 잔챙이는 풀어주는 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검찰이 '정씨가 국정농단 사건의 출발점이자 종착역'이라고 주장한 점을 비판하며 "어디서 이런 뜬금없는 이야기가 나왔느냐. 그럼 그동안 국정농단의 출발점도 못 찾고 수사했느냐"고 반박했다.

또 이 변호사는 "'말 세탁'과 관련한 부분은 기본적으로 말 중개상과 삼성 사이에 가격 지불과 관련한 다툼이 있는 민사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정씨도 "(판사에게) 사실 그대로 말씀드렸다"며 "(나는) 도망갈 우려가 없다"고 울먹였다.
삼성 측에서 지원받은 말 세탁과 관련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몰타 시민권을 얻으려고 시도하는 등 형사소송법상 구속 사유인 도망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저는 도주 우려가 없다. 제 아들이 지금 들어와 있고, 전혀 도주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