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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대기업에 보낼 플레이그라운드 팸플릿에 구체적 기업명 거론 작성 지시”

플레이그라운드 전 이사 김성현씨 재판에서 증언

최순실씨가 자신이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플레이그라운드(인터PG)의 관계자에게 회사 소개서 작성을 보채면서 삼성, SK, LG, 현대자동차에 보낼 예정이라고 언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 재판에 플레이그라운드의 이사였던 김성현씨는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차은택씨와 호형호제하는 관계로 모스코스 이사와 미르재단의 사무부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2월 김씨에게 전화해 '기업에 빨리 전달해야 하니 플레이그라운드가 대기업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보내라'라고 지시했다. 이에 김씨가 어느 대기업이냐고 묻자 최씨가 '삼성, SK, LG, 현대차 있잖아요'라고 전했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김씨는 "구체적인 기업명을 거론한 사실이 맞다"고 말했다.

김씨가 작성한 팸플릿은 같은해 2월 박 전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독대 직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의해 총수들에게 건네졌다. 전날 최태원 SK 회장은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이형희 당시 SKT 사업총괄 부사장에게 전화해 "대통령과 면담할 때 광고회사 자료를 받았는데 왜 이런 자료를 줬는지 모르겠다. 내용 좀 알아보고 적절히 조치하라"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플레이그라운드는 SK그룹에 광고 수주를 받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최씨가 광고 수주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최씨는 플레이그라운드의 소개서를 작성하라는 것 이외에 아무런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며 "저에게 따로 구체적인 얘기를 하지 않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