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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제보조작에 존폐위기 고조..이탈 우려 속 지지율 '꼴찌'


국민의당, 제보조작에 존폐위기 고조..이탈 우려 속 지지율 '꼴찌'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김동철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국민의당이 문준용씨 특혜채용 의혹 제보 조작 파문에 존폐 위기에 직면하는 모양새다. 탈당 등 내홍 조짐에 지지율까지 '꼴찌'를 기록하며 외우내환에 시달리고 있다.

당의 중간 진상조사 발표에도 의구심은 커지면서 제보조작의 중심에 안철수, 박지원 전 대표를 겨누는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당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에서 의견을 내놔도 역풍만 거세지는 악순환 속에 국민의당으로선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악순환에 놓인 국민의당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6월30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제보조작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 "과잉수사에 대해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지만 비판을 더 받는 분위기다.

전날 이유미씨가 제보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가운데 박 비대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정략적으로 이 사건을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나 여론은 쉽게 수긍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여전히 입장 표명에 나서지 않고 있고, 박지원 전 대표는 자신과의 연계성을 거듭 부정하면서 논란만 확산시켰다는 비판이다.

당 지도부 개입 의혹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필요한 말을 해도 비난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이날에도 국민의당 홈페이지에는 당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다수였다.

이같은 상황 속에 지지율까지 최하위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필요하지만, 자력으로 문제를 해결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당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이날 한국갤럽의 6월5주차 국민의당 지지율은 전주대비 2%포인트 하락한 5%에 머물며 창당 이래 최저 지지율을 기록했다.

■당내 분열 움직임 '꿈틀'
당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의원들의 이탈 가능성이 언급되는 등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 당 존립 여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내 주요 기반인 호남에서의 지지율도 6%로 전주 대비 절반 수준으로 반토막 나는 등 지지기반이 흔들리면서 일부 의원들의 탈당 소문이 번지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들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시인하면서도 진화에 나서고 있다.

'문준용 제보 조작사건'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김관영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부 의원들의 민주당으로의 이적 가능성에 대해 "민심이 흉흉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저희가 정도를 가고, 이 사건을 계기로 해서 당을 새롭게 혁신을 해 창당 정신을 다시 회복해야 된다"고 말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도 다른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합류설과 관련 "그렇게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며 "저는 직접적으로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외부에선 국민의당 의원들의 이탈이 가시화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정두언 전 의원은 제보조작 파문과 관련, "(국민의당 의원들은) 내년 지방선거를 생각하면 다들 갑갑해한다.
후보들도 안 나타나니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이 됐다"며 "민주당하고 합치고 싶은데, 지금 이합집산을 하고 싶은데 이런 일이 생겼으니 어떻게 보면 그런 기회가 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야권에서도 이번 일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한 정당 관계자는 "국민의당이 이번 일을 쉽게 헤쳐나가긴 어려워 보인다"며 "정계개편 촉진제가 될 수 있어 정국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