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국민의당 대선조작 파문…'봉합' 또는 '확산' 중대 기로

국민의당 대선조작 파문…'봉합' 또는 '확산' 중대 기로
국민의당 '문준용 특혜채용 증거조작 사건' 진상조사단장인 김관영 의원이 3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당 차원의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박지원 전 대표 수행국장의 통화내역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이 ‘문준용씨 제보 조작’ 사건으로 창당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은 3일 이번 제보 조작사건이 이유미씨의 단독 범행인 것으로 잠정 결론 지으며 봉합에 나섰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당시 대선 최종 책임자였던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한 책임론과 당 지도부가 연루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은 국민의당이 이번 제보조작 사건을 어떻게 마무리짓느냐에 따라 당의 존폐를 좌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보 조작 사건 관련 당내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조사단의 최종 조사결과 발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김 의원은 “잠정결론은 이유미씨의 단독범행”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된 당 지도부 개입설을 일축시켰다.

김 의원은 "안철수, 박지원 전 대표까지 총 13명의 관련자에 대해 대면 및 전화조사를 진행했다"며 "조사 결과 안철수, 박지원 전 대표가 이 사건에 관여했거나 조작된 사실을 보여줄 어떤 증거나 진술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박지원 전 대표에게 '바이버를 통해 자료를 보냈으니 확인해보라'고 간단한 통화를 했다는 것은 확인했다"며 "그날 이후 박 전 대표와 이 전 최고위원 간 어떤 통화나 문자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선대위에서 사전에 조작된 제보를 걸러내지 못한 이유에 대해선 "5월 5일 당시는 대선 막바지였으며, 문준용 씨 취업 특혜 의혹이 큰 이슈로 떠오른 상황이었던 탓에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 이유미씨가 제보조작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도 검증 실패의 원인으로 들었다.

그러나 진상조사단의 수습에도 책임 당원인 이유미씨에게 잘못을 국한시켜 꼬리 자르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의 이날 자체조사 결과 발표는 조작파문 이후 폭락하는 당 지지율 회복을 위해 서둘러 상황을 정리하겠다는 승부수로 해석된다. 그러나 아직 검찰조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만약 당 지도부 개입이나 암묵적 인지 등의 정황이 드러난다면, 진실을 덮으려 했다는 역풍을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을 '대선 공작'이라고 규정하면서 자체조사 결과 발표에 의혹을 제기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의당이 이유미씨 단독 범행이라는 자체 조사결과를 낸 것과 관련 "이런 당 자체 조사를 국민이 납득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추미애 대표 역시 “야당이 대선 공작 사건까지 추경·인사청문회와 연계하려 하는데, 이는 고통 받는 국민에게 목을 내놓으라는 것”이라며 “여당 대표의 바짓가랑이를 잡지 말라”고 꼬집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을 시작으로 정계 개편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위기를 맞은 국민의당 지역구 의원들이 대거 민주당으로 합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