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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조작 여파… 갈팡질팡 국민의당

‘與2중대’ ‘여론악화’ 2중고.. 캐스팅보트 지위까지 흔들

문준용씨 제보조작 사건으로 위기를 맞은 국민의당이 최근 정국 현안마다 입장을 바꿔가며 어지러운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여당 2중대'라는 비난과 '여론 악화'라는 부담 사이에서 고심이 깊은 상황이다.

국민의당은 이번 제보조작 사건으로 논란이 일기 전까지만 해도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청문회 통과 열쇠를 쥐고 자신감 있는 행보를 이어갔다.

그러나 제보조작이라는 암초를 만난 뒤부터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기 힘들어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5일 국민의당은 인사청문회와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와 관련해 당초 입장과 달리 여당에 협조하는 방향으로 기울었다.

특히 국민의당은 지난 4일 야3당이 함께 반대 전선을 구축해왔던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도 참여해 통과를 이끌었다.

국민의당은 당초 날을 세우며 지켜보던 추경안 심사에도 전격 참여키로 결정하면서 다소 유연해진 모습을 보였다. 추경심사 지연과 청문회 보이콧이 자칫 정국 운영 발목잡기로 비춰져 여론이 더욱 악화될 것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국민의당의 갈팡질팡하는 모습에 다른 야당들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국민의당에 대해 참 할 말이 많다"며 "(김상곤 후보자에 대해) 그제 오전까지도 부적격이라고 강하게 말하다가 채택되도록 회의에 참여해 부적격 의견만 냄으로써 사실상 임명된 빌미를 만들어줬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국민의당은 미안하다는 얘기만 한다. 왜 그렇게 굳게 가져오던 태도를 바꿨는지 자세한 설명이 없다"며 "짐작건대 김 장관이 국민의당 의원이 많은 그 지역(호남) 출신이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