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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美 "군사행동 감행할 수도"…北에 무력사용 시사

니키 헤일리 유엔 美대사, 중국엔 무역보복 시사
폴란드 방문 중인 트럼프 "모든 국가가 北에 맞서야"

북한이 지난 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성공시킨 가운데 미국이 군사력을 사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중국 등 주변국이 북한을 제대로 압박하지 못하면 선제타격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군사력 사용도 고려"

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해 "북한 정권은 미사일 발사실험이 핵무기를 운반해 미국과 한국, 일본의 도시를 타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해왔는데 이제는 실행을 위한 상당한 능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긴장을 고조시켜가는 북한의 위협은 실제로는 미국과 동맹국뿐 아니라 해당 지역을 넘어선 주변국가까지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의 행동이 외교적 해법을 찾을 가능성을 급속히 닫아버렸고, 미국은 자국과 동맹국을 보호할 준비태세에 들어갔다"면서 "미국이 가진 능력 중 하나가 막대한 군사력인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if we must) 군사행동을 감행하겠다"고 말했다.

군사적 옵션을 준비하고 있지만 미국과 주변국들의 무역보복, 외교적 대화로 해결방안을 먼저 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에 강한 경고성 발언을 날리기도 했다.

헤일리 대사는 "유엔의 제재를 위반하고 북한에 대해 (도발을) 허용하거나 장려하는 국가들이 있는데 이런 나라들이 미국과도 계속 무역협상을 유지해 나가려고 한다"면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국제 안보당국의 위협을 진지하게 대하지 않는 나라에 대해서 미국의 무역방식은 바뀔 수밖에 없다는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을 대놓고 거론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에 일침을 날린 것이다. 중국의 대미교역을 위태롭게 하겠다는 경고 발언이다.

헤일리 대사는 특히 "새로운 '대북 유엔 결의를 제안할 방침"이라고 말해 지난해 북한의 4차, 5차 핵실험 후 채택된 고강도 대북제재인 2270호와 2321호 결의에 이은 초강력 제재를 예고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을 향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폴란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이 아주 나쁜 행동을 한 데 대해선 엄중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상당한 엄중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국가가 이러한 북한의 위협에 강력하게 맞서야 한다고 촉구한다"며 "북한에 그들의 나쁜 행동에 대해선 반드시 결과가 있을 것임을 공개적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ICBM은 못막아"

국제무대에서 미국이 군사력 사용을 언급한 것은 그만큼 안보 위기감도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이 안정적 ICBM 발사체계를 만들어낼 경우 미국도 완벽한 방어가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정치 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최근 미국 국방부가 캘리포니아주와 알래스카에서 ICBM 방어 테스트를 시도했지만 5회 중 3회는 실패한 것으로 밝혀졌다.

빌 클린턴 행정부의 국방부 무기테스트 최고책임자였던 필 코일은 "단거리와 중거리 미사일이 날아오는 것을 가로채서 제거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런 공격은 ICBM이 날아오는 속도에 비해 너무 느린 공격무기들"이라며 "대기권 밖에서 시속 1만5000마일(약 2만4000㎞)로 접근해 오는 ICBM이 탐지 교란장치까지 가동하고 접근해온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라고 평가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