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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한일정상 10개월만에 만나.. 文 '투트랙 외교' 제시

양국 정상 대화채널 복원에 합의
北 압박 통한 평화적 해결 공감

[G20 정상회의] 한일정상 10개월만에 만나.. 文 '투트랙 외교' 제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 오전(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장 메세홀 양자회담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함부르크(독일)=조은효 기자】 "자주 만나자."(문재인 대통령) "몇 번이나 만난 것 같은 느낌이다."(아베 신조 일본 총리)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첫 양자 간 면담에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재협상에 대해선 이견을 드러냈지만 양국 정상 간 대화채널 복원에는 합의했다. 양국 간 정상회담은 지난해 9월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 때 얼굴을 마주한 후 10개월 만이다.

양측은 이날 오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회의장인 함부르크 메세홀에서 G20 회의 막간을 활용, 약 35분간 짧은 만남을 가졌다. 회담은 대체로 밝은 분위기 속에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전날 만찬에 대해 "아주 의미 있는 회동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주 만나고 또 더 깊이 있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런 기회들을 많이 갖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한국어로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하며 문 대통령에게 친근감을 드러냈다. 아베 총리는 "그간 문 대통령과 정상 간 전화통화도 했고, TV에서도 자주 뵈어 몇 번이나 만난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하지만 본격 회담에 들어가서는 한·일 위안부 협상 문제에 대해 견해차만 확인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 협상의 이행을 강조한 반면, 문 대통령은 "한.일 관계를 가로막는 무엇이 있다"며 "우리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양국이 공동으로 노력해 지혜롭게 대처해 가자"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이 문제가 양국의 다른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어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본군 위안부 합의 재협상 문제와 별개로 양국 간 교류협력을 확대하자는 소위 '투트랙 외교'를 제시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압박'을 통한 평화적 해결에는 양국 모두 공감대를 이뤘으나 '대화' 재개와 조건에 대해선 의견 차가 있었다.
이번 회담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도발이 있은 지 사흘 만에 이뤄져 대화 주제 자체가 압박에 무게가 실려 대화 재개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결과적으로 큰 이견은 드러나지 않았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국의 주도적 역할과 남북대화 복원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으며, 이에 대해 아베 총리가 이해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해' 표명은 '지지' 표명보다 한 단계 아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ehcho@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