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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정상회의]인내심 바닥친 트럼프의 '압박' 對 시진핑의 '버티기'...선명해진 '한미일' 대중 압박전선

한미일, 중국역할론 강조 
中시진핑 "북한은 혈맹"
트럼프, 中압박 행동에 옮겨 



[G20정상회의]인내심 바닥친 트럼프의 '압박' 對 시진핑의 '버티기'...선명해진 '한미일' 대중 압박전선
한미일 3국 정상이 지난 6일(현지시간)독일 함부르크 소재 미국영사관에서 만찬회동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함부르크(독일)=조은효기자】 "북핵문제 해결에 중국이 더 역할해야 한다."
한·미·일 3국이 한층 선명해진 대중국 압박전선을 형성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을 차단하는 등 북한의 물자와 돈줄을 확실히 죄어, 북한이 핵폐기를 위한 협상장으로 걸어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할 일을 다 했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중국과 보조를 맞추고 있는 러시아 역시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미·일 대(對) 북·중·러로 동북아의 두 전선이 팽팽히 맞서는 모양새다. 미국의 추가적인 대중국 압박 카드가 전환점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국제사회의 여론몰이에 중국이 가진 운신의 폭은 한층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일, 中 공동 압박…시주석 인내심 관건
현재 한·미·일 3국이 보고 있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의 핵심 키워드는 '중국'과 '압박'이다. 양자는 하나의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다시 말해 중국이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엔안보리 차원의 아무리 강한 제재를 강하더라도 결국 중국이 북한으로 향하는 물자와 자금의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는 이상,대북압박카드는 무용지물이라는 게 3국의 공통된 인식이다.

지난 7일 (현지시간)함부르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신조 일본 총리가 발표한 사상 첫 3국 공동성명의 골자는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이전보다 훨씬 더 강화할 것이며,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역할해야 한다는 것이다. 3국은 성명에서 공개적인 외교선언문에 특정국가·특정사안을 지칭하지 않는다는 외교관계에 따라 '중국','러시아'라고 언급하진 않았으나 "'북한과 접경하고 있는 국가들'이 북한 비핵화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중단 설득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부장관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중국의 노력이 일관성 있게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대북제재 실행과 중단을 반복해 온 중국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한·미 연합훈련과 북한의 핵개발 동결을 교화하자는 중국과 러시아의 '쌍중단, 쌍궤병행'의 북핵구상에 대해 "검토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 "지난 25년간 여러 북한 정권을 상대한 경험을 살펴보자면 우리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조처를 하더라도, 북한은 매번 핵 개발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해왔다"고 지적했다.

■文-트럼프 공조, 중국 경사론 불식
한·미·일 3국 공조체제 구축으로 전임 박근혜 정부 당시 중국으로 기울었던 무게추가 다시 미국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사항이다.

지난달 말 문재인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한·미·일 정상만찬과 공동성명 발표에 이어 7일 G20정상회의 첫 날 환영행사로 진행된 오페라 공연에서 뒷줄에 서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보란듯이 갑자기 문 대통령의 손을 잡아 채 흔들었다. 한국이 한·미·일 공조체제 틀 속으로 확실히 들어왔다는 점을 상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세레모니였다.

문 대통령 역시 대중국 압박전선에 힘을 싣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일(현지시간)독일 베를린에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제재와 압박도 중·러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면 실효를 거둘 수가 없다"며 "특히, 중국이 결정적 키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G20정상회의 리트리트세션(비공개 자유발언 시간)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세계 평화의 심각한 도전"이라며 국제사회의 분명한 공동대응 의지를 강조하며, 북한핵 문제의 키를 쥐고 있는 중국과 나아가 러시아의 역할을 촉구했다.

■中 시진핑 "북한은 혈맹"
현재로선 중국의 태도는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지난 6일 현지시간)"중국은 이미 충분한 역할을 했다"면서 "북한은 혈맹이다"라고 못박았다.

미국의 연이은 대중국 압박행보에 피로감을 느낀 중국은 G20정상회의 직전 모스크바에서 중·러 정상회담을 갖고, 북·중·러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성공으로 한반도 정세가 극도로 긴장된 상황에서도 중국 정부의 북핵과 사드배치에 대한 입장은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게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북핵해법을 둘러싼 한·미·일 대 중·러의 대결구도는 "북한에 대한 인내는 끝났다"고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압박의 형태와 강도, 시 주석의 '인내심' 중 어느쪽이 더 크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달 말 이미 북한의 불법 돈세탁 통로라며 중국 단둥은행에 대한 제재에 이어 추가적인 중국 기업과 개인을 제재리스트에 추가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대만에 14억 달러(약 1조6000억원) 어치의 무기 판매를 승인하고, 전략폭격기를 남중국해 상공에서 비행시키는 등 대중국 압박 조치를 강화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