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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G20 순방 결산] "공정 위한 보호무역 허용" 절충.. 기후협정은 美와 평행선

G20 정상회의 폐막
무역전쟁 우려는 피한 듯 철강보복 관세 사실상 수용.. 美 트럼프 주장 받아들여져
美 기후협약 탈퇴 번복 없어 되레 셰일가스 수출 지지얻어

[獨·G20 순방 결산] "공정 위한 보호무역 허용" 절충.. 기후협정은 美와 평행선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동행한 각국 영부인들과 8일(현지시간) 함부르크 시청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의 김정숙 여사(둘째 줄 왼쪽 네번째)를 비롯해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앞줄 왼쪽 다섯번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앞줄 왼쪽 여덟번째) 등 화제의 영부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AP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이 막판 진통 끝에 교역문제에서는 일부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파리 기후변화협약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G19 간 이견이 여전히 맞서며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G20은 이날 독일 함부르크에서 폐막한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교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신 공정무역을 위한 보호주의를 허용한다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파리 기후협정의 미국 탈퇴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미국은 자국의 셰일가스 수출 장려를 위한 문구를 공동성명에 끼워넣는데 성공했다.

유럽연합(EU) 관계자는 이번에는 "G19 공동성명이 아닌 G20 공동성명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 "무역 전쟁은 피했다"

G20은 성명에서 교역과 관련해 원칙은 자유무역 증진이지만 보호주의 대응도 용인한다는 절충안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WSJ은 덕분에 이번 정상회의에서 상당수 회담 관계자들이 우려했던 무역전쟁은 피했다고 해석했다.

성명은 "국제 교역과 투자는 성장의 중요한 동력"이라면서 "공정한 경쟁의 장을 담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특히 교역과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 조성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꺼려하던 교역이 경제성장의 엔진이라는 원칙을 이번에는 공동성명에 포함시켰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철강보복 관세에 대한 길도 터줬다.

성명은 G20이 "교역과 투자의 근간은 상호 이익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불공정한 무역관행'에 대항하기 위한 '합법적인 무역 보호 수단들'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협상 대표단의 끈질긴 요구로 보호주의 수단을 정당화하는 문구가 들어갔다면서 G20이 철강 과잉생산설비와 가격 하락을 우려하며 보복관세를 사실상 수용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만이 아니라 유럽의 이해와도 맞아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EU도 시장을 '심각히 왜곡하는' 국가들의 수출에 대해 높은 반덤핑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었다면서 그 덕분에 절충안이 마련될 수 있었던 것으로 해석했다.

한 EU 관계자는 "EU는 (교역문제에 관해) 원하는 모든 것을 손에 쥐었다"면서 "목표달성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중국 등의 철강보조금 지급도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원칙도 정해졌다.

성명은 "시장을 왜곡하는 보조금과 정부나 유관단체가 지지하는 다른 형태의 지원"을 '시급히' 제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기후협정, 미 설득에 실패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선언을 되돌리는데는 그러나 실패했다.

미국은 되레 자국의 셰일가스 수출에 대한 G19의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합의문에 미 협상단은 다른 나라들이 "화석연료에 더 깨끗하고 효율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미국이 돕는다는 문구를 끼워넣는데 성공했다. 합의문은 정상회담 종료 3시간을 남겨두고서야 마무리될 정도로 진통을 겪었고, 미국은 이를 십분활용했다.

EU 관계자는 "이 문구는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대가로 주어진 것"이라면서 "명백히 이 같은 종류의 에너지원에 대한 언급이 성명에 포함되는 것은 EU가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특히 미국의 파리 기후협정 탈퇴가 다른 나라로 전염되는 것을 막는데 전력을 기울였다고 프랑스 관계자는 밝혔다.

파리 기후협정은 2015년 시리아와 니카라과를 제외한 전세계 모든 국가가 서명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 대통령에 취임한 뒤 미국의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프랑스 정부 협상 관계자는 이같은 미국의 관점이 "다른 나라로 전염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G20은 사상처음으로 인신매매와 밀입국을 반대한다는 원칙을 성명에 포함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이는 원론적인 언급으로 구체적인 방안이 포함되지 않아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시사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인신매매에 대한 유엔(UN) 제재에 반대해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