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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G20 순방 결산] 이방카, 트럼프 자리앉아 논란

"족벌주의 아니냐" 거센 후폭풍.. 자리 비워져 잠깐 출석 해명

[獨·G20 순방 결산] 이방카, 트럼프 자리앉아 논란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사진)가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 자리에 대신 앉은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이방카가 G20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이에 앉아 있는 모습이 공개됐다. 러시아측 대표단 중 한 명이 이 모습을 포착한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것이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양자회담을 위해 G20 회의 자리를 비우면서 뒷줄에 앉아 있던 이방카가 잠깐 대리로 출석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반적으로 정부 장관들이나 고위 관료들이 국가 지도자 자리에 앉는다는 점에서 이방카의 행동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방카의 공식 직함은 백악관 고문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주재 미국 대사와 미 국무차관을 지낸 니콜라스 번스는 경험상 정상회담에서 국무장관이 대통령의 자리를 대리 착석한다며 이방카의 행동은 "정상회담 외교 의례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리 착석은 누가 정부에서 권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세계 정상들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의도를 갖고 있다며 "대통령의 직함 때문에 대통령 가족 구성원들에게 그같은 권한이 부여되진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 유럽 고위 관료는 "(이방카의 행동이) 눈에 띄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딸이 백악관 고문이라는 사실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자신의 동생인) 로버트 F. 케네디를 법무장관에 임명한 뒤 보이지 않았던 족벌주의 낌새가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방카의 대리 출석을 옹호하는 의견도 나왔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CBS와 인터뷰에서 이방카의 대리 착석 논란에 대해 "그녀는 자신을 공복 가족의 일원으로서 여긴다고 생각한다"며 "그녀는 세계를 돕는 노력을 하지 않음으로써 이 시간을 낭비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어 "그녀가 집중하는 어떤 이슈들이 있는데 그 일이 일어났을 때가 그런 (이슈가 논의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방카가 대리 출석한 당시 G20 회의에서는 개발도상국 여성 기업가들에 대한 재정.기술 지원을 위한 '여성기업가기금 이니셔티브' 출범 행사가 열렸다.

sjmary@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