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살아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살아 있다는 표현이 도시의 모든 부분이 새로 생겨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살아나는 곳이 있는 반면, 죽어가는 곳도 있기 마련입니다. 한 장소가 살아 있느냐 죽어 있느냐를 나누는 것은 그곳을 찾는 사람뿐 아니라 그 장소가 갖는 여러 가지 기능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관평동 환경개선사업을 통해 도심 내 한 장소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했던 시도가 2017 대한민국 국토경관디자인대전이라는 명예로운 자리에서 확인받은 것은 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상지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면서도 사람들로부터 외면받는 공간이었습니다. 편의시설 중심에 위치한 곳이라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지만 노후한 시설물이나 건물에 바싹 붙어 위로만 뻗은 가로수들은 오히려 기피 대상이었습니다. 위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용한다는 느낌이 강한 공간을 모두가 보기 좋고 이용하기 좋은 공간으로 바꿔보자는 공감대에서 사업이 시작됐습니다.
이 사업이 갖고 있는 또 하나의 큰 의미가 있습니다.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할 때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지만 모든 직원들이 현장에서 한 사람 한 사람 설득하며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사업 중에도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불편이 가지 않게 조심 또 조심했습니다.
공기가 길어지더라도 사업을 진행하는 중에 주민과 상인들을 위해 이쪽저쪽으로 길을 내며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사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총 3개 구간으로 이뤄진 대상지 중 2개 구간을 완료한 후 주민들이 남은 한 구간도 사업을 시행해달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허태정 대전유성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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