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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한민국 국토경관디자인대전] 한국도시설계학회장상, 울산 남구청 왕생이길

민원의 온상이었던 '왕생이길' 전선 지중화 등 보행안전 확보

[2017 대한민국 국토경관디자인대전] 한국도시설계학회장상, 울산 남구청 왕생이길
지난 1월 준공된 울산 왕생이길. 보다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보행자 중심의 거리로 거듭나면서 지역의 새로운 명소가 됐다.

오래돼 낡고 어수선한 가로시설과 무분별한 불법주정차로 인해 민원의 온상이었던 울산 남구 삼산동의 '왕생이길'은 지역의 대표적인 숙제였다.

하지만 최근 왕생이길 조성사업이 마무리되며 보다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보행자 중심의 거리로 거듭나면서 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또 매년 9월 왕생이길에서 개최되는 거리문화페스티벌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잡았다. 주말 저녁이면 다양한 버스커(거리악사)들이 찾아오고 있으며 사회적기업.마을기업.협동조합 등이 참여하는 위드(with)프리마켓도 정기적으로 열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몫을 톡톡히 해냈다.

울산시 남구청은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 도심문화공간으로 많은 시민들이 찾아오는 쾌적하고 특별한 즐길거리가 있는 울산의 또 다른 명소로 더욱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역사.디자인 융합, 특색 있는 가로구조로 재탄생

왕생이길이 위치한 삼산동은 예로부터 두 줄기의 큰 강과 세 봉우리의 풍광이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감탄을 자아내 이수삼산(二水三山)이라 불렸다. 옛날 '벽파정' '이수삼산정' '구암정'등의 정자가 있어 이수삼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울산 남구청은 이 점에 착안, 중앙보도를 기점으로 중앙보도를 삼산(세 봉우리)으로 표현했고 과거 지리적 특성을 가로환경에 융합해 이색적이고 특화된 공간으로 조성했다.

그동안 왕생이길은 어지럽게 늘어진 각종 통신선, 전신주 및 지장물이 좁은 가로에 비체계적인 경관을 형성하고 있었다. 특히 상업시설이 모여 있는 상권에 노후 가로의 이미지가 강조돼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이에 남구는 한국전력공사와 협의 후 공중에 늘어져 있던 전선들을 지중화해 개방감 있는 가로 경관을 형성했으며 상인들과 협력으로 간판개선사업도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불필요한 차도 폭을 줄여 만성 불법주정차를 해결하고 통행속도를 낮춰 보행안전에 중점을 두고 추진했다.

특히 각종 지장물을 제거해 안전하고 편리한 보행공간을 확보했으며 왕생이길 중앙에 설치된 중앙보도는 걷는 색다른 즐거움과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향후에도 도로이중굴착방지, 비용절감, 시민불편 최소화 등을 통해 효율적으로 시설물 유지관리를 해나감으로써 경관이미지 개선뿐 아니라 기능 면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방침이다.

■지역이야기 가득한 왕생이길

왕생이길의 기원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시대 중엽 '국풍'이라는 풍수지리가가 울산에 와 문수산에 올라 사방을 두루 살핀 뒤 남산십이봉을 거쳐 달동까지 내려온 뒤 동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당시 이 지역은 갈대가 우거진 간석지로 바닷물이 드나드는 개펄이었다. 국풍이 갈대밭을 헤치고 가더니 미리 준비해온 쇠말을 박고 난 뒤 '왕생혈'이라고 이름 지었다.
그 이후 토사가 쌓여 들이 형성됐는데 사람들은 이곳을 '임금이 날 곳'이라고 하면서 '왕생이들'로 불렀다고 한다. 이에 남구는 '임금이 날 만큼 기운이 좋은 곳'이라는 스토리를 반영해 도로명도 '왕생로'로 지정했고 왕생혈 조형물, 삼산평야의 갈대밭을 형상화한 LED 갈대등도 연출했다.

울산은 이와 함께 '근로자가 곧 왕이다'라는 산업수도 울산의 현재, 미래도 함께 스토리텔링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