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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게 없는 트럼프 정부, 달러 가치까지 곤두박질

트럼프케어 상정 불발에 세제 개혁안도 불투명.. 달러지수 10개월만에 최저

【 서울.뉴욕=송경재 기자.정지원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던 건강보험 수정 법안(트럼프케어)이 또 다시 의회 상정에 실패하면서 공화당은 내분 상태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인 전국민건강보험법(오바마케어)을 비난하면서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지만 부담만 늘고 혜택은 적다는 비판이 쇄도하는 가운데 결국 법률안으로 올리는 것조차 실패한 것이다.

최우선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던 트럼프케어가 또 다시 상정조차 되지 못하면서 대규모 감세와 인프라투자 등을 동원한 트럼프의 선거공약인 재정정책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 행정부와 집권 공화당이 무기력증에 빠지면서 달러 가치는 곤두박질쳤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은 전날 밤 내부 표 점검 결과 상원 통과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트럼프케어 법안 상정을 포기했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일부 공화당 상원 의원들이 대체법안에 반대하면서 또 다시 무산됐다. 법안 상정 무산 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의 전략이 바뀌었지만 이게 또 다른 분열을 촉발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의 집권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케어 상정이 무산되자 전략을 수정해 "오바마케어가 실패하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오바마케어가 실패하도록 한 뒤 민주당이 우리를 찾아오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가 트위터로 공화당은 이제 오바마케어만 일단 제거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고,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대표가 이를 따르겠다고 밝혔지만 곧바로 이같은 새 전략은 벽에 부딪혔다.

공화당 상원 의원 3명이 이를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공화당 상원 의원 2명만 반대해도 법안은 통과될 수 없다.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을 비롯한 공화당 지도부는 이같은 반대에 맞닥뜨려 사실상 세제개혁으로 방향을 트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 또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오바마케어 폐기 불발은 특히 상징적이다. 공화당이 7년 동안이나 폐기를 주장해왔고, 지난해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했음에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트럼프케어 상정 불발은 집권세력 내부의 소통부재와 분열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보수성향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의료부문 전문가인 짐 카프레타는 "진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라면서 대통령이 구체적인 방안도 갖고 있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마이로는 "건강보험 법안 실패는 공화당 내분을 심화시킬 것"이라면서 상원 내부, 상원과 하원, 백악관과 의회 간 분열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케어 불발로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 역시 좌초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는 10개월만에 최저치로 급락했다.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94.48로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는 사흘전 1.1399달러에서 이틀전 1.1471달러, 전날 1.1481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날 1.1556달러로 폭등했다.

멕시코 페소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도 강세를 보였다.
미 달러 대비 멕시코 페소는 올들어 가치가 무려 19%나 상승해 2016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페소는 이날 현재 1달러당 17.48페소까지 올랐다.남아공 랜드, 러시아 루블, 한국 원 등 신흥시장 통화 역시 달러에 대해 0.5%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다.

jjung72@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