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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다발 한국당 때리기.. 증세 정국 ‘新 3당 공조’?

“묻지마 반대.발목잡기” 지적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한 차례 뭉친 바 있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간의 '신(新) 3당 공조'가 증세 정국에서 재가동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3당은 25일 아침회의에서 동시에 자유한국당 때리기에 나섰다. 추경안 통과 전후의 한국당 태도를 '무조건 반대만 하는 발목잡기식'이라고 비난하며 고립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민주당도 증세 논의에서 한국당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전략을 펼치며 3당공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의석수 120석의 민주당은 국민의당(40석), 바른정당(20석)의 협조를 얻으면 국회 의석수 과반인 150석을 훌쩍 넘겨 세법개정안을 포함한 대부분의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을 향한 비난을 쏟아내는 한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 대해선 공조 가능성을 열어놨다.

우 원내대표는 "국회 협치과정에서 추경통과가 가능했던 이유는 제1야당의 몽니에도 3당 공조를 통해 '묻지마 반대'를 허물어냈기 때문"이라며 "개혁적 호남 민심에 호응해야 하는 국민의당, 한국당보다 상대적으로 차별성이 절실한 바른정당과의 공조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발언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맞장구를 치는 모양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야3당을 여당의 1, 2, 3 중대로 비유했다"며 "애초부터 제1야당 대표로서 자질도 부족하고 그릇도 작은 홍 대표 입에서 나온 말이라 새삼 놀랍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김세연 바른정당 정책위의장도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은 국민지지를 바람 삼아 전진시킬 돛은 이미 찢어졌고 키는 부러졌으며 다 함께 저어야 할 노는 따로 놀고 있다"며 "혼자만의 우물에서 빠져나와 주위를 둘러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은 정부.여당이 제시한 증세 논의 테이블에 '조건부 참여' 의사를 밝히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지난 24일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국정과제에 대한 정확한 재정추계와 세제 개편안을 밝히는 것을 조건으로 논의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증세를 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 기본적으로는 증세 기조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은 증세 방침에 대해 명확하게 찬반 입장표명을 하지 않은 채 원론적인 반응만 내놓고 있다. 일단 몸 값을 키워놓은 뒤 인사청문회 정국이나 추경안 통과 당시 처럼 결정적 순간 '캐스팅 보트'를 쥐고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