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 상표권 요구 수용 28일까지 결의 절차 완료
채권단 사용료 차액 보전땐 매각가격 조정 논란 불씨로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당초 요구한 상표권 사용조건(사용기간 20년, 사용요율 0.5%)을 전격 수용키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해 온 박 회장이 이를 수용할지 여부가 관심이다. 또한 박 회장이 이를 수용하더라도 향후 방위사업체 인수 승인 심사 등이 남아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26일 주주협의회를 열어 채권단이 박 회장의 원안을 받아들이되 더블스타와의 사용료 차액은 금호타이어에 매년 보전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결론을 내렸다. 앞서 더블스타는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사용 요율은 0.2%, 사용 기간은 5+15년을 매각 종결을 위한 선결 요건으로 요구했다.
이에 따라 향후 더블스타가 5년간 0.2%의 사용료를 상표권으로 지불할 경우 채권단은 처음 5년간은 0.3%의 사용료를 보전해 준 뒤 나머지 15년간 0.5%의 사용료를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산은은 더블스타와 협의해 사용료 차액의 일부분을 일시에 금호타이어에 지급(일정할인율 적용)해 회사의 경영과 고용안정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산은 관계자는 "논의 안건이 최종 결정될 경우 주식매매계약(SPA)상 상표사용 관련 선행조건은 충족된다"며 "채권단은 향후 거래종결을 위해 방위사업체 인수 승인 신청, 채권단이 보유한 기존채권에 대한 5년 만기연장 추진 등의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날 협의회는 실무책임자 회의로, 각 채권은행의 최종 입장을 오는 28일까지 산업은행이 받기로해 최종 결론은 28일 나올 것으로 전망되지만 결론이 바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은행은 28일에 채권단 입장을 최종 결정해 해당 조건을 박 회장 측에 전달해 박 회장의 수용 의사를 타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채권단이 박 회장 측의 주장을 수용해 상표권 문제를 일단락 짓더라도 박 회장의 버티기 전략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와의 매매계약을 변경할 경우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질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선 채권단이 사용료 차액을 더블스타에게 보전해줄 경우 매각가격 조정으로 보고 박 회장 측이 다시 우선매수권을 갖게 된다는 해석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매각 대금을 다 받은 후 상표권 사용료 보전금액을 금호타이어에 지원하기 때문에 매각가격 조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양측의 공방이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다.
금호타이어 매각 무산시 채권단은 더 이상 지원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이 더 이상 유동성 지원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 경우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박 회장이 채권단의 결정을 거부할 경우 금호타이어 경영권 박탈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hjkim@fnnews.com 김홍재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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