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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현대아산 방북 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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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 前회장 추모식 금강산 개최 요청에 "어렵다"

北, 현대아산 방북 불허

2년간 중단된 남북 대화채널 복구에 나선 현대아산의 방북 시도가 북한의 거부로 좌절됐다. 그동안 북한이 우리 정부의 군사회담, 적십자회담 제의에 응답하지 않으면서 민간차원 대북 소통라인이 유일한 남북 대화 재개의 돌파구였다. 하지만 북한이 현대아산의 방북을 불허하면서 남북 민.관 대화가 '올스톱' 위기에 놓였다.

27일 현대아산은 오는 8월 4일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14주기 추모식을 금강산에서 개최하도록 협조해 달라는 현대아산의 요청에 대해 북한이 '이번에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현대아산 측은 북한 아태평화위원회가 이날 팩스를 통해 현대아산 측에 이런 입장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금강산에서 매년 해왔던 정 전 회장 추모식을 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전 회장 추모식은 지난 2003년 사망 이후 매년 북한 금강산에 위치한 추모비 앞에서 열렸다. 지난해에는 박근혜정부에서 남북교류를 중단하면서 방북 신청을 하지 않았다.

앞서 현대아산은 지난 21일 아태평화위원회 중국 베이징사무소 대표에게 방북 의사를 전화와 e메일을 통해 전했다. 또 북측은 전화 응답에서 조만간 승낙 여부에 대한 답변을 주겠다고 밝혀오면서 남북대화 재개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남겨왔다. 하지만 북한이 이마저도 거부하면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현대그룹은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최근 북한에서 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되는 와중에 방북을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작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북한에서 방북을 거부하면서 현대아산이 통일부에 방북 신청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아쉬움을 보였다.

북한이 남북 당국 간 대화도 사실상 거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는 8월 1일로 예정된 남북 적십자회담에 북한이 극적으로 호응할 경우 마지막 희망을 남겨둘 수도 있지만, 현 상황에선 가능성이 희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