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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직접 사용해보니 간편·혁신·실속 무장…금융거래 새지평

예금 하루만 맡겨도 이자1.2% 여신.해외송금 경쟁력 '최강'.. 모바일금융시장 지각변동 예고

카카오뱅크 직접 사용해보니 간편·혁신·실속 무장…금융거래 새지평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은 카카오뱅크가 27일 오전 7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면서 모바일 금융 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이날 금융권에선 '명불허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기존 은행 앱과 비교해 한결 간편해진 이용자 인터페이스(UI)가 고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영업 개시 6시간만에 7만건에 육박하는 신규계좌가 개설되는 '괴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특히 하루만 맡겨도 연금 1.2%의 혜택을 받을수 있는 '세이프 박스' 등 차별화된 기능이 눈에 띈다. 하지만 뜨거운 관심 때문인지 트래픽 과부하로 인한 오류로 개통까지 30분 이상 지연 된 점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다.

■간편, 짧아진 가입절차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카카오뱅크'를 검색하는 것만으로 카카오뱅크와의 첫 만남을 시작할 수 있었다. 140메가바이트 남짓한 앱을 다운로드 받는 것만으로 은행 문턱을 넘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카카오톡 이용자는 간단한 동의 절차만 거치면 손쉽게 가입할 수 있다. 카카오톡을 이용하지 않는 고객도 전화번호 입력을 통해 카카오뱅크의 고객이 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계좌 개설. 이용자는 '지문인식'과 '패턴등록' 중 하나를 본인 인증수단으로 등록할 수 있다. 이후 직장.주소.계좌 목적 등을 입력하면 비대면 실명인증 단계에 이르게 되는데, 여기에는 '신분증 촬영'과 '타행계좌 역이체 인증'의 두 단계가 있다. 이중 역이체 인증 방식은 주목할 만했다.

다른 은행의 본인 계좌 정보를 입력하면 4글자의 키워드로 1원이 입금되는데, 이 키워드를 카카오뱅크 앱에 입력하는 것으로 인증 절차를 대체하는 방식이다. 이 모든 과정을 마무리하는 데 소요된 시간은 트래픽 과부하가 걸리지 않았을 때 4분50초.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1000명을 대상으로 테스트해본 결과 평균 7분이 소요됐고, 가장 빠른 사람은 2분30초 남짓한 시간에 마무리하는 이용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혁신, 새로운 기능들

'세이프박스'는 카카오뱅크 내에 마련된 '나만의 금고'다. 슬라이드 방식을 통해 액수를 정해놓기만 하면 반드시 써야할 곳에 쓸 수 있도록 돈을 '잠그는 것'이다.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액수를 조정할 수 있고, 무엇보다 하루만 세이프박스에 넣어 놓아도 연 금리 1.2%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쉽게 말해 '하루만기 정기예금 상품'이다.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모를 땐 '간편이체'를 이용하면 된다. 카카오톡 프로필을 이용해 이체할 수 있는 이 방법은 수취인의 계좌번호 뿐만 아니라 은행을 몰라도 된다. 은행과 계좌번호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해받은 수취인이 직접 입력하면 된다. 이 외에도 저신용자가 신속하게 이용할 수 있는 '비상금 대출', 영업 개시 전부터 히트상품이 된 저(低)수수료 '해외송금' 등도 카카오뱅크 열풍의 주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날 오전 7시에 개통된 뒤 오전 8시를 전후해 '먹통'이 됐다. 이용자들이 급격하게 몰려든 탓이었다.
한 이용자는 "인터넷은행의 핵심은 서버 운영과 보안인데 첫 날부터 미숙한 모습을 보여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아쉬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윤 대표는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면서도 "신용평가사 등 유관기관을 거치는 과정에서 트래픽이 몰려 접속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발생한 것 같다. 카카오뱅크 앱 자체는 견고한 서버망을 갖춰 시간당 동시접속자 10만명도 거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