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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레드라인 근접했나..한 밤 靑 외교안보라인 긴박하게 움직여

北, 레드라인 근접했나..한 밤 靑 외교안보라인 긴박하게 움직여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에서 NSC전체회의를 준비를 위해 서류를 들여다보고 있다. 청와대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도발로 한 밤 중 청와대와 외교안보부처들이 긴박하게 움직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도발한 지 1시간19분 만인 29일 오전 1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문 대통령이 NSC전체회의를 소집한 것은 지난 4일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인 '화성-14형' 미사일을 발사한 지 25일 만이다.대통령이 주재하는 NSC 전체회의에는 국무총리를 비롯해 외교부 장관, 국방부 장관, 통일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국가안보실장,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참석 대상이다.

참석 대상자들은 밤늦게 전체회의 소집 소식을 듣고 황급히 청와대에 집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의 참석을 위해 이동 중이다. 자세한 상황은 전달받지 못했다"라며 "이 밤 중에 안보실장이 주재하는 상임위가 아닌 대통령 주재 전체회의가 소집된 것 자체가 상황이 간단치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북한은 전날 밤 11시41분께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급 이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北, 레드라인 근접했나..한 밤 靑 외교안보라인 긴박하게 움직여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우측)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9일 오전 1시에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에서 소집된 NSC회의 시작전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현재 왜관 미군기지에 보관 중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발사대 4기 추가 배치와 한·미간 전략적 억제력 강화방안을 주문 초강경대응을 예고했다.

이로써 이산가족 상봉과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여 제안을 담은 베를린 구상 추진이 현재로선 어렵게 됐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으로 분류된 '화성-14형'이나 이보다 성능이 개량된 미사일로 판명될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한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이 한미정상이 합의한 평화적 방식의 한반도 비핵화 구상에 호응하지 않고 레드라인을 넘어설 경우 우리(한미 양국)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 없다"며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5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위협에 대해 "나는 레드라인을 긋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행동해야 한다면 행동한다"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는 양국 정상이 언급한 '레드라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한·미 양국 모두 구체적인 해석은 내놓지 않았으나 문 대통령의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 지시로 북한이 레드라인에 근접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