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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ICBM급 추가 도발] 文대통령, 북도발에 ‘불편한 휴가’

6박7일간의 여름휴가
평창동계올림픽 홍보 위해 휴가 첫날 평창서 보내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취임 후 첫 여름휴가를 떠났다. 6박7일간 충분한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 2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불편한 휴가가 될 전망이다. 특히 베를린 구상을 통해 북한에 대화의 손길을 내밀어온 문 대통령으로서는 향후 대북정책 방향, 8.15 광복절 메시지 등에 대한 고심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인 김정숙 여사와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를 찾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시설을 관람하고 관계자를 격려하는 것으로 휴가를 시작했다. 평창에서 하루 묵은 뒤 경남 진해의 모처로 옮겨 남은 휴가기간을 보낼 예정이다. 청와대로는 다음달 5일 복귀한다.

청와대는 이번 휴가 때 문 대통령이 온전히 휴식을 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의례적으로 공개해온 휴가 도서 목록을 밝히지 않은 것도 과도한 관심을 피하기 위해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번엔 어떤 구상도 없다. 조용하게 산책하며 쉬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을 첫 행선지로 선택한 것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하다. '평창올림픽 홍보대사'다운 행보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24일 평창올림픽 D-200 행사에서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올림픽 붐이 일지 않는 것에 대해 대통령이 안타까워 하고 있다"면서 "평창올림픽이 대내외적으로 더 많은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장소를 선정했다"고 귀띔했다.

다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가는 휴가인 만큼 문 대통령은 안보동향 등을 수시로 보고받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이 만반의 대비시스템을 갖추고 간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에 휴식을 천명했지만 대북구상 등에 몰두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후보 시절부터 '휴가 눈치보기 문화' 개선을 강조해온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연차를 모두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연차를 모두 소진하는 첫 대통령이 될지 관심이 모인다.

문 대통령의 올해 연차는 21일이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대통령의 연가일수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지만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재직기간별 연차일수가 명시돼 있다. 공무원으로서 재직기간이 6년을 넘는 문 대통령은 21일까지 연차를 쓸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취임 12일 만인 지난 5월 22일 경남 양산 사저에서 첫 연차를 보냈고, 이번 여름휴가로 5일의 연차를 소진한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