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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핵탄두용 6차 핵실험 가능성.. ‘8월 위기설’ 증폭

멈추지 않는 北 도발시계.. 한달새 미사일 연거푸 발사
北 ICBM 기술 완성 자평.. 다음 수순은 핵실험 강행
김정은 마이웨이 노림수.. 美와 직접협상 속내 드러내 MDL 저강도충돌 배제못해
文정부 흔들리는 대북정책.. 한반도평화 구상 뿌리째 흔들, 교류 끊겨 제재 효용성 미미

北 ICBM 핵탄두용 6차 핵실험 가능성.. ‘8월 위기설’ 증폭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은 7월 30일(현지시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은 미 공군 C-17 수송기가 태평양 공중에서 쏜 중거리 미사일을 알래스카주의 사드가 탐지, 추적해 목표물을 요격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사진은 이날 알래스카 사드 포대에서 요격 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잇따라 발사하면서 한반도 8월 위기설이 커지고 있다. 오는 8월 말 한·미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전후로 북한이 '마이웨이'의 정점을 찍는 6차 핵실험 도발이나 미사일 시험발사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긴장구도가 군사분계선(MDL) 상의 팽팽한 긴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이 저강도 도발을 감행하면서 우리 정부를 '간보기'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北 6차 핵실험 카드 뽑나

북한이 최근 한달 새 ICBM급 미사일을 두번 연거푸 발사하는 등 기술력을 과시하면서 추후 도발시계에 관심이 모인다. 북한의 설명대로 북한이 ICBM을 완성했다면 다음 수순으로는 6차 핵실험을 강행해 ICBM에 탑재할 핵탄두의 소형화.경량화 여부를 평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 본토에 대한 핵공격 협박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얻고 외교적으로 대등한 위치에서 미국과 협상하려는 수순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7월 28일 밤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를 현장지도하고 "이 정도면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우리 국가를 감히 건드리는 날에는 미국이라는 침략국가도 무사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월 29일 보도했다.

정부와 전문가들도 북한이 미국과 직접협상을 숨기지 않고 있는 만큼 6차 핵실험도 불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정부는 5차 핵실험 이후 줄곧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가 있으면) 언제든지 6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는 준비상태는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북한이 자체 도발시계에 따라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미 전략자산 배치 등 8월 한반도 위기 고조설이 거세지고 '한반도 평화'를 중심으로 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구상은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다.

폭주하는 북한을 막기 위해 문재인정부는 '독자 제재'라는 강수로 유턴했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우려가 상존한다.

통일부 백태현 대변인은 "북한의 4차, 5차 핵실험 이후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와 별도로 우리 정부의 독자적인 대북제재가 작년에 이미 두 차례 실시된 바 있다"면서 "이와 관련해서 해당 부서에서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남북 교역이나 교류가 사실상 끊기다시피 해 어떤 제재를 들고나와도 효용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건 군사적 대응 카드다. 우리 군은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을 통해 현재 500㎏으로 제한돼있는 탄도미사일 탄도중량을 지금 알려진 것인 1t을 넘어 사실상 무제한으로 푸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실명을 명시한 대북제재 결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동력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북한이 어느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핵.미사일 프로그램 완성까지 '마이웨이'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린다.

■MDL 주변 저강도 충돌 가능성도 배제 못해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화성-14형의 2차 발사 하루 전인 7월 27일 군사논평원 명의의 글에서 북한의 핵 고도화로 "조선의 전략적 지위는 근본적으로 달라졌으며 북·미 대결 구도는 완전히 바뀌었다"며 미국에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이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굴하지 않고 대북제재에 소극적인 중국과 러시아의 비호 아래 '핵.미사일 개발'의 타임테이블대로 추가적인 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크고 작은 선물꾸러미를 보내겠다고 언급한 만큼 크고 작은 미사일 도발이 있을 것"이라면서 "UFG훈련 동안 한반도에 전개되는 증원전력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화성-12형과 화성-14형 또는 개량된 스커드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시험발사하면서 기존에 전력화된 탄도미사일을 배합해 발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긴장구도가 군사분계선 상의 팽팽한 긴장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군사분계선 상의 저강도 도발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홍성민 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는 "북한이 저강도 군사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면서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 간의 국외관계에서 지루한 신냉전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엽 교수는 "남북 간의 팽팽한 긴장감으로 인해 우발적인 저강도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면서 "북한은 이를 교묘히 이용해 도발 명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