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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중국 수출 증가율 ‘¼토막’… 미·중 무역전쟁까지 덮치나

2월 28.7% → 7월 6.6%
하반기 한국수출 ‘먹구름’사드여파 경제보복 장기화
자동차 등 소비재 부진한데 미.중 무역전쟁 현실화 땐 중간재 수출도 타격 클듯

올 들어 수출이 한국 경제의 회복세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중국 수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한때 20% 넘는 증가율을 보였던 대중국 수출은 지난 5월부터 한자릿수로 떨어진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갈등에 따른 소비재 수출이 부진한 영향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가능성이 수면으로 부상하면서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의 핵심인 중간재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됐다.

■갈수록 주춤하는 대중 수출

2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우리 경제의 대중국 누적 수출은 금액기준으로 762억5660만2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5% 늘었다. 올 초부터 이어진 수출 호조가 대중국 수출에서도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대중국 수출에서 우려되는 점은 수출 증가폭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 2월에 전년 동기 대비 28.7% 성장하며 전체 수출 성장을 이끌었다. 이후 수출증가율은 감소세를 보였고 지난 5월에는 한자릿수로 떨어졌으며 지난 6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4.9% 성장하는 데 그쳤다.

대중국 수출이 주춤한 것은 국내 사드 배치 영향으로 발생한 반한감정이 자동차와 화장품과 같은 대(對)중국 소비재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는 국내 기업의 실적부진과도 연결됐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상반기 중국 판매가 지난해 동기 대비 42% 급감했다고 밝혔다. 기아자동차는 54% 줄었다. 사드 보복 이전 현대차의 중국 판매는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했다. 화장품 회사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매출의 30% 이상을 중국 시장에서 올렸지만 역시 타격을 입었다. 2.4분기 영업이익이 58% 급감했다.

과거 일본과 대만 사례를 보면 중국의 경제보복이 1년 이상 장기간 이어졌다. 따라서 소비재 부문 대중국 수출 부진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 하반기에 대중국 수출이 부진한 점이 우려된다"며 "한반도 사드 배치에 따른 (소비재 수출부진이) 영향일 수도 있고 중국의 수출 등 경기회복이 생각한 것과 달리 부진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전쟁, 중간재 수출에 영향

올 하반기 대중국 수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은 소비재와 함께 중간재의 대중국 수출이 악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 발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서 미국은 중국의 대북제재를 강조하고 있지만 중국이 미온적 반응을 보이면서 이런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세컨더리보이콧(제3자 제재) 등의 대중국 경제제재가 취해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올 하반기에 불거진다면 우리나라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나 중국 기업들이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한 이후 현지 공장에서 최종재를 만들어 미국 등으로 수출하는 형태의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발발할 경우 사실상 직접적 피해를 받게 된다.

한은 관계자는 "사드 배치 여파로 소비재의 대중국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분위기에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가 많다보니 아직 여파가 크지는 않다"며 "문제는 미.중 무역전쟁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