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靑 '장고 끝에' 경제통 조윤제 주미대사 낙점..주일 이수훈·주중 노영민

조윤제 내정자 고사했으나 거듭된 요청에 수락한 듯
주일대사엔 인수위격인 국정자문위 출신 이수훈 교수
주중대사엔 3선의 노영민 전 의원
美.中.日 모두 비외교관 출신...주러 대사는 "인선 진행 중"

靑 '장고 끝에' 경제통 조윤제 주미대사 낙점..주일 이수훈·주중 노영민
왼쪽부터 조윤제 주미대사 내정자, 이수훈 주일대사 내정자, 노영민 주중대사 내정자

문재인 정부 첫 주미대사에 대선 경제공약인 제이(J)노믹스를 총괄한 조윤제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초빙교수(65)가 낙점됐다. 조 내정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부터 차기 한국은행 총재설과 함께 초대 주미대사로 가장 유력했던 인물이다. 인물 기근에 시달린 청와대가 '장고 끝에' 결국 가장 먼저 점찍어뒀던 조 내정자를 주미대사로 결정한 모양새가 됐다.

주일대사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외교안보분과 위원장을 맡았던 이수훈 경남대 교수(63)가, 주중대사엔 3선의 노영민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내정됐다. 이로써 미·중·일 대사가 모두 비(非)외교관 출신들로 채워졌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30일 이런 내용의 주미·주중·주일 대사 내정을 발표했다.

부산출생의 조윤제 내정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나와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받았다.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교사'격인 경제보좌관을 맡았으며, 주영대사를 지냈다.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시절 외곽조직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소장을 맡아 제이노믹스 등 굵직한 경제공약을 총괄했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와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에서 근무한 주류경제학자로서 경제전반과 통화.금융분야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 차기 한은 총재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조 내정자는 그간 주미대사직을 고사해 왔으나 청와대의 거듭된 요청 받아든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에서 대사를 지낸 경험은 있으나 북한문제에 관해 미국을 상대해 본 적이 없어 한국의 입장을 대변할 주미대사로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북핵 문제 전문성 이라는 게 핵문제 전문가를 요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외교적 협상력이 있으면 충분하며, 북핵 문제를 잘 풀어야겠다는 의지로 잘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청주출신의 노영민 주중대사 내정자는 청주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왔으며 17·18·19대 의원을 지냈다. 18대 국회와 19대 국회때 각각 지식경제위원회 위원과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을 지내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으로 인한 한국 산업계 피해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정경분리와 실리위주의 외교를 펼칠만한 인물로 평가된다.

주일대사에 내정된 이수훈 경남대 교수는 참여정부에서 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으며 이번 정부에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외교안보분과 위원장을 맡았다. 2012년 대선 때도 대선캠프 산하 남북경제연합위원회 위원을 맡아 활동한 덕에 문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4강 대사 중 주러시아 대사는 아직 인선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오영식 전 민주당 의원과 장호진 전 총리 외교보좌관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나 청와대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8개월째 공석인 주한 미국대사엔 한국계인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겸 조지타운대 교수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 내정자는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