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검사장"…부모 신상 써도 금지 규정조차 없는 학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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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브리핑] 11개大 평가자에게 부모신상 제공
송기석 의원 "제2의 정유라 비리 초래할 수도"

(세종=뉴스1) 권형진 기자 = 대입 수시모집에서 날로 확대되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자기소개서에 부모 신상을 기재해도 제재규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부종합전형과 유사한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에서 부모신상 기재를 금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11개 대학은 지난해 치러진 2017학년도 입시에서 부모 직업 등의 정보를 가리지 않고 서류·면접 평가자에게 제공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사실로 확인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은 12일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61개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 서류·면접평가 주요 항목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울 주요대학인 S대와 Y대, 지방 국립대 K대 등 11개 대학은 1단계 서류평가와 2단계 면접평가에서 부모의 직업정보를 가리지 않고 평가자에게 제공했다. 서울 소재 K대 등 4개 대학은 답변을 거부해 실제로는 부모 직업이 노출된 자기소개서를 평가자에게 제공하는 대학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S대 등 45개 대학은 또 서류평가에서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등 출신고교 유형 정보를 평가자에게 제공했다. 23개 대학은 2차 면접평가 때도 블라인드 처리를 하지 않았다.

지원자의 출신고와 일반고, 자사고, 특목고 여부를 평가에 활용하면서 지원자의 이름과 주소까지 공개하는 대학도 있었다. 면접관들이 자신이 평가하는 학생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있게 돼 '제2의 정유라 입시비리'가 초래될 수도 있는 구조다.

부모의 직업정보 등이 평가자에게 그대로 제공되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기소개서에 기재 금지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마련한 '자기소개서 공통양식'에 따르면 자기소개서에 공인 어학성적이나 교외 경시대회 수상실적 등을 기재해서는 안 된다. 반면 부모 직업 등 신상정보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다.

부모신상 등은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에서도 자기소개서에 기재를 금지하고 있다. 2018학년도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 매뉴얼은 자기소개서 작성 시 배제사항으로 '부모 및 친인척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암시하는 내용'을 못박았다. 잘못된 자기소개서 작성 사례에도 '00지검 검사장이신 아버지를 따라 어렸을 때부터 법조인의 꿈을 키웠다"는 내용이 나온다.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에서는 지원자 본인을 알 수 있는 이름, 출신 중학교 등 인적사항을 자기소개서에 암시하는 것도 금지 사항이다. 심지어 "00방송반에서 동아리 활동을 했다"처럼 출신 중학교 이름을 암시하는 것도 안 된다.

송기석 의원은 "금수저·불공정전형이라 불리는 학종의 서류심사는 최소한의 요건 외에는 개인을 특정할 내용을 남겨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 대입제도가 지향하는 인재 선발과 양성을 위해서라도 대입 기본사항에 공정성과 신뢰성이 담보된 평가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