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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레저] 철공소가 갤러리로, 쌀창고가 카페로..도시, 새 옷을 입다

문래동 철공소가 갤러리로… 서천군 쌀창고가 카페로
쇠퇴한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는 '도시재생의 힘'… 관광공사 추천 명소 7곳

인간의 삶과 마찬가지로 도시도 세월이 흐르면서 쇠퇴의 길을 걷는다. 하지만 이처럼 초라하고 쇠퇴한 도시를 다시 부흥시키는 '도시재생'이 새로운 관광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강릉의 명주동은 도시재생을 통해 커피와 문화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서울 문래동도 철공소에서 예술가들의 창작소로 거듭났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도시재생' 명소를 찾아 떠나보자.

[yes+ 레저] 철공소가 갤러리로, 쌀창고가 카페로..도시, 새 옷을 입다
서울 문래창작예술촌 내 작업장과 갤러리를 겸하는 문래예술공장

■젊은 예술가들의 새로운 터전, 문래창작촌

서울에서 가장 큰 철강 공단 지대인 영등포구 문래동. 지금도 철공소 1000여곳이 밀집해 있는 문래동은 예술가들이 둥지를 틀면서 '문래창작촌'이란 이름을 얻었다. 공장 담벼락과 철문, 거리 곳곳에 이곳이 예술로 다시 피어나고 있음을 알리는 그림과 조형물이 생겼다. 덕분에 주말이면 카메라를 들고 문래동을 찾는 젊은이의 발길이 이어진다. 문래동의 도시 재생을 예술가들이 이끌었다면, 성수동 수제화거리는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앞장섰다. 이들은 지자체와 힘을 합쳐 성수동 일대를 '수제화거리'로 만들고 다양한 볼거리를 운영한다. 성수동 수제화거리 인근 서울숲에 있는 '나비정원'도 낡은 정수장을 활용한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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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방앗간을 고쳐 카페로 만든 강원 강릉의 봉봉방앗간

■문화공연.축제로 활기 넘치는 강릉 명주동

강릉대도호부 관아가 자리한 명주동은 고려시대부터 행정과 문화의 중심지였다. 한때 강릉시청과 강릉대도호부 관아가 나란히 자리했지만 시청이 이전하고 다른 곳에 번화가가 생기면서 명주동의 중심 역할은 사라졌다. 편안하게 늙어가던 명주동은 강릉문화재단이 명주예술마당, 햇살박물관, 명주사랑채, 공연장 단 등 문화공간을 운영하고 강릉커피축제, 명주플리마켓 등 지역 축제와 어우러지면서 다시 활기 넘치는 동네로 바뀌었다. 명주동 도심을 구경한 뒤에는 왁자지껄한 중앙.성남시장에서 점심과 주전부리를 즐기고, 남대천을 따라 안목해변까지 걸어도 좋다. 커피집이 밀집한 안목해변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일품이다.

[yes+ 레저] 철공소가 갤러리로, 쌀창고가 카페로..도시, 새 옷을 입다
밤이면 풍차에 불이 커져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 대전 대동하늘공원

[yes+ 레저] 철공소가 갤러리로, 쌀창고가 카페로..도시, 새 옷을 입다
대전 대흥동에 있는 희나리 카페. 1960년대 지어진 주택을 카페로 리노베이션해 빈티지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1920~30년대 풍경 살린 대전 대흥동.소제동

대전 대흥동과 소제동이 뜨고 있다. 대흥동에는 리노베이션한 카페나 오래된 맛집이 많고, 소제동에는 1920~30년대 지은 철도관사촌이 있다. 모두 오래된 풍경을 간직한 곳으로, 이 가을과 잘 어울린다. 더욱이 두 동네는 최근 10여년간 도시 균형 발전을 위한 재생 작업이 꾸준히 진행돼 도시가 걸어온 시간을 한층 풍성하고 멋스런 이야기로 들려준다. 대전역을 기준으로 대흥동은 서쪽, 소제동은 동쪽에 있어 연계해 둘러보기 좋다. 하루 종일 도심을 걸었다면 우암사적공원에서 운치 있는 자연을 만끽하거나, 조금 떨어진 곳에서 도시를 봐도 색다르다. 대동하늘공원과 보문산, 식장산이 멀리서 바라본 도시 야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쌀창고의 변신, 충남 서천 문화예술창작공간

충남 서천에는 1930년대 건립된 미곡 창고를 지역민과 여행자를 위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서천군 문화예술창작공간이 있다. 지난 2014년 등록문화재 591호(서천 옛 장항미곡창고)로 지정된 이곳은 전시와 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공간과 카페를 갖춰 가족과 함께 추억을 쌓기 좋다. 문화예술창작공간 뒷쪽에는 장항 6080 음식 골목길과 서천군에서 유일한 개봉관인 기벌포 영화관도 자리하고 있다. 서천군 북쪽 끝자락에 있는 판교면 현암리는 낡고 허름한 풍경이 매력적인 시골 마을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 독특한 분위기의 건물과 가게들이 많아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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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벽화가 그려진 경남 창원 마산 창동예술촌은 사진찍기에도 좋다.

■옛 낭만을 그대로 살렸다, 마산 창동예술촌

마산 창동은 한때 경남에서 가장 번성한 곳이었다. 2000년대 들어 급격히 몰락한 창동은 2011년 도시 재생 사업이 시작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역의 젊은 예술가들이 빈 점포를 공방과 아틀리에로 꾸몄고, 젊은이의 발걸음이 잦아졌다. 무료로 대여하는 한복을 입은 젊은 여행자가 골목마다 들어선 갤러리와 카페를 돌아보며 생기를 불어넣는다. 1955년 개업한 '학문당', 클래식 다방 '만초', 빠다빵으로 유명한 '고려당', 헌책방 '영록서점'도 창동의 옛 낭만을 전해준다. 마산이 낳은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의 작품을 전시한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재미난 벽화를 구경할 수 있는 가고파꼬부랑길벽화마을, 마산 사람의 정이 느껴지는 마산수산시장도 꼭 둘러볼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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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화마을의 낡은 가스계량기 박스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양철 나무꾼이 됐다.

■동화마을로 떠나는 환상여행, 인천 송월동

인천은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개항한 도시다. 개항 당시 각국 조계에 속한 중구 송월동은 독일인이 주로 거주한 부촌이었다. 번성하던 송월동은 1970년대 들어 조금씩 쇠락의 길을 걸었다. 젊은 사람들이 새롭게 개발되는 인천 주변 도시와 서울로 떠난 탓이다. 낡은 건물과 노인만 남은 송월동에 중구청의 주거환경 개선사업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2013년 시작된 주거환경 개선사업은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송월동을 동화마을로 완벽하게 바꿔놓았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짜장면을 선보인 차이나타운과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다시 주목받은 인천아트플랫폼, 개항 당시 인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개항장거리 등도 인천 여행에서 놓칠 수 없는 곳이다.

■빈 점포가 개성있는 청년가게로, 충주 성내동

신시가지를 개발하면서 활기를 잃어가던 충주 원도심에 최근 새바람이 불고 있다. 성내동, 충인동, 성서동 일대를 중심으로 원도심 부활을 꾀하는 움직임 때문이다. 지난 9월 8일 개관한 관아골 청년몰 '청춘대로'가 그 신호탄이다. 저마다 개성을 살린 20여개 점포가 입점했다. 성내동과 성서동 젊음의 거리 일대 빈 점포에는 청년가게가 차례로 들어설 예정이다.
원도심 대표 번화가인 성서동 젊음의 거리는 보행 환경 개선 사업과 청년가게 입점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충주 원도심을 여행할 때 전통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골목의 매력이 살아 있는 지현동 사과나무 이야기길은 사진 찍기에도 좋다.

yccho@fnnews.com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