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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에너지전환 로드맵] 원전 2038년까지 14기 감축한다

신고리 후속.보완대책 확정
신규원전 6기 모두 백지화.. 노후 14기 수명연장 안해.. 월성 1호기는 조기 폐쇄

정부가 오는 2038년까지 원전 14기를 단계적으로 감축한다. 이를 위해 계획 중인 신규원전 6기를 모두 백지화하고, 노후 원전 14기는 수명연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 월성 원전 1호기는 조기 폐쇄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정부는 공론화위원회의 권고대로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재개하되 탈원전 정책은 확고히 밀고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하지만 수천억원이 투입된 신규원전 백지화, 수명연장이 결정된 월성 1호기 폐쇄 등 탈원전 갈등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정책 권고에 따른 후속조치 및 보완대책을 이같이 확정했다. 공론화위원회는 앞서 지난 20일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및 보완조치 마련, 원자력발전 비중 축소를 권고한 바 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을 통해 우리가 가야 할 탈원전, 탈석탄, 신재생 확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확인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다.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후속조치 과정에서 공론화위원회 권고를 충분히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신고리 5·6호기 건설에 따른 안전 강화 조치로 내진설계 기준을 높인다. 내년 6월까지 모든 원전에 대해 규모 7.0의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성능을 보강한다. 또 25년 이상 장기 가동 중인 원전에 대한 안전투자를 확대한다. 신고리 3호기를 제외하고 모두 규모 6.5로 내진 설계돼 있다. 특히 원전 비리 척결을 위한 한국수력원자력 등 원전 공기관의 경영관리를 강화하고 안전 관련 정보공개 대상도 확대한다. 한수원은 26일 이사회를 소집해 신고리 5.6호기 공사 재개 결정 관련 후속조치를 논의한다.

아울러 정부는 원전의 단계적 감축, 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골자로 한 탈원전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날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노후 원전 14기는 수명연장을 금지한다. 월성 1호기는 전력수급 안정성 등을 고려해 조기 폐쇄하겠다. 신규원전 6기는 백지화하겠다"고 말했다.

탈원전 시나리오는 현재 가동원전 24기에서 2022년 원전이 28기로 늘어나는데, 이를 2031년 18기, 2038년 14기 등 단계적으로 감축한다는 것이다. 백 장관은 "원전의 단계적 감축 방안을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과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2038년)에 반영할 것이다. 원전 감축과 관련해 적법하고 정당하게 지출된 비용에 대해 정부는 기금 등을 활용해 보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7%인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30년 20%로 확대하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도 재확인했다.
원전 축소로 감소되는 발전량을 태양광, 풍력 등 청정에너지를 확대해 공급한다는 원칙이다. 원전 밀집지역 및 원전산업 보완대책도 강화한다. 백 장관은 "한국형 원전 수출을 추진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체코 등을 조만간 방문할 계획"이라고 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