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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정상회담·APEC] 文 "비온 뒤 땅 굳어"… 習 "새로운 출발"

한-중 사드갈등 넘고 외교.국방 대화 복원
내달 中서 세번째 회담.. 文, 아세안 정상외교 돌입

[한중정상회담·APEC] 文 "비온 뒤 땅 굳어"… 習 "새로운 출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일(현지시간) 베트남 다낭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반갑게 미소 지으며 악수하고 있다. 양 정상간 회담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연합뉴스

【 다낭(베트남).마닐라(필리핀)=조은효 기자】 다음달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첫 중국 방문과 세번째 한.중 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됐다.

한·중 정상은 정상 간 셔틀외교 복원과 함께 외교.국방 등 주요 분야에 대한 양국 장관급 전략대화도 활발히 전개하기로 했다. 북한의 핵무력 완성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그간 멈춰 있던 중국의 대북관리 모드가 제법 작동할 것이란 기대감이 정부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의 각급 전략대화 확대 입장을 놓고 북핵 대화테이블을 차리기 위한 수순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1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베트남 다낭에서 가진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미래지향적 발전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다음달 중국에서 세번째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이날 오후 다낭 크라운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회담에서 두 정상은 당초 회담 예정시간(30분)을 훌쩍 넘긴 50분간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이 북핵문제와 관련, 한반도 안보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북핵문제를 평화적 방식으로 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한.중은 광범위한 공동의 이익을 갖고 있다"며 "한.중 관계와 한반도 정세가 '관건적(중요한) 시기'에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중 간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할 수 있도록 양측이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고 답했다. 양측의 우호적인 대화 분위기는 회담 말미에 이르러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 사실상 사드 갈등 봉합과 조속한 관계개선을 골자로 한 '양국 관계개선방안 협의'에 대해 "새로운 출발이고 좋은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4개월 전 회담은 사드가 양측 갈등의 핵심요인인 상황에서 관계개선에 대한 해법이 안 보였는데 오늘(11일) 회담은 지난달 31일 사드 합의를 토대로 양국관계의 물꼬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다만, 문 대통령의 평창동계올림픽 방한 요청에 대해 "노력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만일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히며 평창 방문을 확정하진 않았다.


한편 2박3일간의 베트남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12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해 아세안 창설 50주년 기념 갈라 만찬을 시작으로 아세안 정상외교 일정에 돌입했다. 이어 13일엔 제19차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아시아의 트럼프'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14일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한·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참석한다.

ehcho@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