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사망진단서 수정 지연"…감사원, 서울대병원에 '주의'

서울대병원 기관운영감사 결과 공개
위법·부당사항 31건 적발

지난 6월 15일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고 백남기씨 사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에서 김연수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감사원은 서울대병원이 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2개월간 업무를 중단하는 등 지연 처리해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고 대외 신뢰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주의 조치했다.

또 서울대병원 등이 미판독 MRI(자기공명영상)·CT(단층촬영) 등 영상검사 진단료에 판독료 등을 포함해 최근 3년간 19억2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서울대병원이 응급환자 이송하는데 다른 주요 5개 병원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응급실 접근성 제고 노력을 소홀히 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대병원 기관운영감사' 보고서를 15일 공개했다.

감사원은 2013년 이후 수행한 업무를 대상으로 서울대병원 감사를 벌였고 총 31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해 20건은 주의조치, 11건은 통보 조치했다.

이번 감사 대상에는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수정업무도 포함됐다. 앞서 서울대병원은 지난 6월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사망의 종류를 '병사'에서 '외인사'로 9개월 만에 수정한 바 있다. 다만 기존에 알려진 내용 이외에 새로 확인한 사실은 없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이 사건의 사망진단서 관련 사항과 같이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중요사항에 대해서는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해 사회적 논란을 해소하고 기관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서울대병원은 유족의 소장이 도달한 2월1일 이후 대응과정에서 3월14일 관련 회의 후 논의를 중단했다가 2개월이 지난 5월19일에서야 다시 회의를 진행해 사망진단서 수정업무 관련 의사결정이 지체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요사항을 지연 처리해 기관의 대외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했다.

감사원은 또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이 2014∼2016년 미판독 영상검사 총 61만5000여건에 대해 촬영료 이외에 청구하면 안 되는 판독료, 판독료가산비, 선택진료비로 총 19억200만원을 환자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과다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감사원은 복지부 장관에게 "영상검사 급여 과다청구에 대해 현지조사를 통해 적법 여부를 확인하고 환수 등 사후조치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하고 서울대병원 등에는 주의 조치했다.

아울러 서울대병원 내 긴급차량의 동선이 확보되지 않음에도 개선노력이 미흡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실제 올 상반기 서울지역 응급환자 발생장소부터 응급실까지 환자를 이송하는데 서울대병원은 평균 18.0분이 걸렸다.
다른 주요 5개 병원은 10.2분∼13.7분이었다.

서울대병원은 현재 첨단외래센터 건립 공사, 권역응급의료센터 응급실 및 응급중환자실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고 향후에도 치과병원 융복합치의료센터 건립, 간호기숙사 부지 활용 사업 등을 계획·예상하고 있으나 병원 진출입로에 대한 개선계획은 없는 상태다. 이에 감사원은 "구급차의 원활한 진·출입과 교통혼잡 해소를 위해 치과병원, 의과대학 등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성해 개선 가능한 방안부터 조속히 추진하는 등 응급환자의 응급실 접근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