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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장.. 물갈이 폭 예상보다 커진다

한수원 사장 거취도 주목

한국전력 조환익 사장이 임기를 3개월여 남기고 8일 공식 사퇴함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장 교체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물갈이 폭도 예상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과 함께 산업부 공기관 '빅3'인 KOTRA 김재홍 사장 임기가 이달 말 만료되며, 한국수력원자력 이관섭 사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7일 산업부 및 업계에 따르면 기관장 임기가 만료됐거나 의원면직, 자진사퇴로 자리가 빈 산업부 산하 공기관은 한전을 포함해 총 23곳이다. 이 가운데 10여곳은 연내에 기관장이 내정되거나 임명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달 중순부터 산업부 산하 10곳 이상의 공공기관장 추천을 최종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상당수 공기관은 임원추천위원회로 사장 공모절차를 밟고 있으며 여권 내 정치인, 대선캠프 인사, 전·현직 고위공직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산업부 퇴직 간부를 비롯, 현직 실국장급도 일부가 사표를 내고 자리를 옮길 준비를 하고 있다. 관료 중에선 김학도 전 에너지자원실장, 정승일 전 에너지자원실장을 비롯해 최근 사표를 낸 박일준 기획조정실장, 이상진 통상교섭실장, 정동희 국가기술표준원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올해는 급작스러운 정권교체에다 채용비리 등으로 기관장들이 대거 불명예 퇴진하면서 기관장 공석이 일시에 몰려 인사검증도 지체되고 까다로워진 분위기다. 특히 공기관장 인사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현직 공무원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건까지 터지자 인사절차에 대해 공직사회가 엄격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권이 교체되면 사실상 공개적으로 '낙하산 보은인사'를 내려보냈던 과거와 다른 기류라는 점을 청와대도 잘 알고 있다. 청와대 및 정부는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고, 해당 업무에 적임자라면 일정 부분 낙하산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전제하고, 예년에 비해 뒤탈이 없도록 신중하게 인사검증을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전 정부 관료 출신보다 소통능력이 있는 정치인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평가다.

한전의 조 사장은 지난달 중순 사의를 표시했으나 얼마 남지 않은 임기(2018년 3월 27일)를 채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사표가 수리됨에 따라 8일 퇴임식을 하는 조 사장은 "후임에게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오랫동안 생각해 왔다. 영국 원전 수주가 가시화되어 기쁜 마음으로 퇴임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했다. 조 사장은 2012년 12월부터 사장을 맡으며 5년간 최장기간 한전을 이끌었다. 차기 한전 사장에는 오영식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송인회 전 한국전력기술 대표 등이 물망에 오른다.

한전 후임 사장에 누가 오느냐가 계열 공기업 사장 인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 5개 발전 자회사는 지난주부터 사장 공모절차를 진행 중이다. 당초 산업부는 사장이 일괄 공석인 상황에서 일괄적으로 공모절차를 밟을 계획도 했었는데, 회사마다 사정이 달라 일단 이달 중·후반까지는 공모절차를 완료할 방침이다.

동서발전은 8일까지 공모를 한다. 남동발전은 13일, 남부발전은 15일까지 사장 후보를 공모한다. 중부발전, 서부발전은 내주 중 공모절차에 들어간다. 면접 심사를 거쳐 3∼5배수 후보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한다.


특히 조 사장이 물러남에 따라 한전 최대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 이관섭 사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이 사장은 임기(2019년 11월14일)가 2년가량 남아있으나 최근 발전사 관련 인사비리 등으로 퇴임 압박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사장은 새 정부의 탈원전 에너지전환 정책과 배치되는 전 정부 때 취임한 인사로 분류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