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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이 전시] 일본 그래피티 아티스트 '매드사키' 국내 첫 개인전

[yes+ 이 전시] 일본 그래피티 아티스트 '매드사키' 국내 첫 개인전
'Riders On The Storm'(2017)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이미지. 영화 '로마의 휴일'과 '레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본 장면인데 우스꽝스럽다. 앤디 워홀의 꽃 그림 위에 스프레이로 자유롭게 덧칠을 했다. 익숙한 이미지 위에 흩뿌려진 낙서가 불편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다. 삐뚤빼뚤한 선에 락커로 그린 눈의 검정 페인트가 흘러내려서 거친데 키치적이다.

서울 팔판동 갤러리 페로탕 서울분관이 일본 그래피티 아티스트 매드사키의 국내 첫 개인전 '바다 빙, 바다 붐(BADA BING, BADA BOOM)'을 열고 있다. 미국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유학하던 시절 뉴욕 도시 곳곳의 다양한 그래피티에 매료된 매드사키는 이후 일본에 귀국한 후 락커 스프레이를 사용해 캔버스에 슬랭 문구를 그리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작품 15점이 걸렸다.

매드사키는 "아름다운 선보다 삐뚤어진 선이나 지저분한 선을 좋아하기에 정형화된 깔끔한 선은 그릴 생각이 없다"며 "그런 선을 그리는 사람은 저 말고도 많으니 그런 건 그분들께 맡기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주재료로 사용하는 스프레이는 과하게 분사하면 평평해져버리기 때문에 일부러 스텐실을 사용해서 배경을 채우는 형태로 질감을 내고 있다.
붓이 아니라 스프레이로 그림을 그리면서 매드사키는 원전의 이미지 위에 자유롭게 흩뿌려지는 페인트의 섞임을 통해 다른 두 개의 세계, 사고방식을 교차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래피티가 가진 덧입힘의 특성, 도시 속에서 같은 벽에 다른 메시지를 끊임없이 덧입히는 과정처럼 작가는 원래의 모티브 위에 새로운 칠을 해 복잡한 이 시대상을 표현하고자 했다. 충동 가득한 소란스러움이 관객의 시선을 자극하고 가끔은 이미지가 살아움직이는 듯한 느낌도 준다. 전시는 내년 1월 13일까지.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