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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균 기자의 한국 골프장 산책] 눈이 시릴 만큼의 푸른바다 보며 ‘명품 라운딩’… “해운대로 오이소~”

(26)부산 해운대비치CC
멸치축제 열리는 기장군 대변항 영화 친구.보안관 찍어 유명세
친환경코스 갖춘 해운대비치CC 천혜의 자연에 스토리텔링 품어
16번홀 페어웨이 정1품송 압권.. 골프 외에 리조트.의료단지.온천, 종합 레포츠센터로 개발 계획
명품코스에 호텔형 콘도 큰그림

[정대균 기자의 한국 골프장 산책] 눈이 시릴 만큼의 푸른바다 보며 ‘명품 라운딩’… “해운대로 오이소~”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 내 자리한 해운대비치CC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온화한 해양성기후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골프코스 너머로 인근 대변항 앞바다가 보인다.

【 기장(부산)=정대균 골프전문기자】따사로운 한 줄기 볕이 아쉬운 계절이다. 똑같은 햇볕이지만 엄마의 품처럼 유난히 따스함이 더 느껴지는 곳이 있다.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자리한 대변항(大邊港)에 가면 그렇다. 뒤는 울창한 숲이요, 앞은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 바다다. 햇살이 좋은 날 바다는 반사되는 빛으로 영롱한 보석이 된다. 요즘 같은 겨울철이면 더욱 휘황찬란해진다. 그러니 어찌 그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 따뜻함이 느껴지지 않을까.

대변항은 바다의 두물머리다. 동해와 남해가 만나는 곳이어서다. 이곳이 전국 멸치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멸치 산지가 된 것은 이러한 입지 때문이다. 매년 열리는 멸치축제 때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대변항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곡물창고였던 대동고 주변의 포구라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해운대와 인접해 있는데다 영화 '친구'와 '보안관'의 촬영지여서 문화관광 체험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풍성한 스토리텔링, 그리고 온화한 해양성 기후를 만끽할 수 있는 이곳에 자리잡은 골프장이 있다. 다름아닌 해운대비치CC다.

■동부산관광단지에 자리한 18홀 친환경 코스

해운대비치CC는 해운대에서 10분 거리인 부산 기장군 동부산(오시리아)관광단지 내에 자리한 자연친화형 골프장이다.

우선 골프장 내 인공구조물 설치를 최소화해 카트 도로와 그늘집 이외에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시설물이 없다. 한 마디로 자연을 그대로 보존해 코스 디자인을 했다고 보면 된다. 코스와 코스 사이는 골프장이 들어서기 전부터 있었던 숲길로 연결돼 있다. 당연히 18홀 전 홀이 독립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총 18홀 가운데 바다가 보이는 홀은 오션코스 9개홀, 마운틴코스 3개홀 등 총 12개홀이다.

16번홀에는 어른 두 사람이 팔을 벌려 껴안아도 모자랄 정도인 아름드리 소나무가 페어웨이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정일품송'으로 명명된 수백년 된 소나무다. 또 국내 골프장으로선 유일하게 에코 브리지도 설치했다. 마운틴 코스 1번홀로 들어가는 입구와 6, 7번홀 사이 숲길에 터널을 뚫어 그 위쪽으로 동식물 이동 통로를 확보한 것이다.

또 14번홀에는 부산시가 기존에 습지로 지정한 구역보다 3배 이상 범위를 생태보존구역으로 확보해 원시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2014년 10월 개장했지만 20년 이상된 골프장으로 보이는 것은 자연친화적으로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이 골프장의 또 다른 특징은 티잉그라운드에서 친 공이 떨어지는 IP 지점 부근에 카트 도로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대로 친 공이 카트 도로에 떨어져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클럽하우스 3층에는 800석 규모의 연회장을 완비해 결혼식이나 연수 등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

[정대균 기자의 한국 골프장 산책] 눈이 시릴 만큼의 푸른바다 보며 ‘명품 라운딩’… “해운대로 오이소~”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린 해운대비치CC에는 인공구조물이 없다.

[정대균 기자의 한국 골프장 산책] 눈이 시릴 만큼의 푸른바다 보며 ‘명품 라운딩’… “해운대로 오이소~”
골프코스를 따라 조성된 70실 규모의 '더캐슬 해운대비치'.

■프리미엄 리조트 등 부대사업 추진

해운대비치CC는 정확히 말하면 해운대비치골프&리조트다. 현재 운영중인 18홀 골프코스 외에 리조트, 바이오 의료단지, 천연 온천 스파, 종합 레포츠센터 등을 올해 말까지 단계적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사업부지는 109만㎡로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의 약 5배다. 그 중 리조트인 '더캐슬 해운대비치'는 분양면적 250~481㎡, 총 70실 규모로 조성된다. 9개의 정자를 상징하는 '클라우드 나인', 10개의 반상을 나타내는 '더 큐브 텐', 12폭의 자연병풍을 형상화한 '오션 테라스' 등 3가지 타입이다. 분양가는 3.3㎡당 3300만~3800만원으로 채당 21억~47억원대다.

이 리조트는 동부산관광단지 운동 휴양지구 1블록에 위치해 있다. 계약금 10%를 완납하면 해운대비치CC 골프장 일반 정회원 대우 혜택과 함께 동호수를 순서대로 지정받을 수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두 시설 모두 투자 이민제(외국 국적자가 일정 금액을 투자하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적용되는 까닭에 수도권 자산가뿐만 아니라 해외 슈퍼리치들 사이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6만7700㎡의 레포츠시설, 3만7900㎡ 규모의 기업연수원 부지도 확보하고 있다.

■고려개발 인수로 명품 코스로 거듭나

그동안 C&S자산관리가 소유하고 있던 해운대비치CC는 지난해 말 ㈜고려개발(회장 박명진)이 1700억원에 인수했다. 고려개발은 경남 김해 아이스퀘어쇼핑몰과 아이스퀘어호텔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과 부산에 사무실을 둔 종합부동산개발회사다. 부산도시공사에 따르면 해운대비치CC를 1700억원에 매매 계약한 고려개발은 골프장과 인접한 리조트, 기업연수원, 레포츠센터 건립 부지 등의 매매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다. 따라서 이들 사업은 C&S자산관리와 공동개발 형식으로 진행된다.

박명진 회장은 "해운대비치CC의 매입과 리조트 등 예정된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것은 고려개발의 부산 진출 데뷔작"이면서 "북항 등 원도심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가우디 성당이나 싱가포르의 마리나 샌즈 같은 부산만의 상징적인 건물을 짓고 싶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당장은 골프장을 명품 코스로 만들고 호텔형 콘도미니엄을 성공적으로 분양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모든 프로젝트의 꼭짓점에는 골프장이 있다는 걸 분명히 한 것이다. 제2의 탄생을 선언한 해운대비치CC가 향후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주목된다.

golf@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