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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차이나' 베트남을 가다] 한국투자증권

['넥스트 차이나' 베트남을 가다] 한국투자증권
KIS 베트남 호찌민 본사의 객장 모습


【호찌민(베트남)=윤경현 기자】 "아시아 최고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일 이사회를 열고 베트남법인(KIS 베트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본금을 380억원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KIS 베트남의 총 자본금은 900억원으로 늘어난다. 베트남 증권업계에서 자기자본 기준으로 7위로 올라서게 된다.

박원상 베트남법인장은 "이번 증자로 KIS 베트남은 신용공여 한도가 종전보다 2배 가까이 확대됨에 따라 브로커리지(증권중개)가 크게 강화될 뿐만 아니라 한국기업의 베트남 사업 확대에 발맞춰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IB사업도 더 활발히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지화, 신뢰가 성장의 힘
한국투자증권은 2010년 당시 업계 70위권이던 EPS증권을 인수하며 베트남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5년 만에 '톱10'에 드는 대형 증권사로 키워내면서 아시아에 진출한 증권사의 첫 성공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급성장에는 로컬 중심의 업무영역 확대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KIS 베트남은 호찌민 본사를 비롯한 2개 지점, 4개 영업소에 약 200명이 근무하지만 한국에서 온 주재원은 3명에 불과하다. 현지의 전문인력들의 힘으로 회사가 돌아간다는 얘기다. "인력은 최대한 현지화하고, 정보기술(IT)과 시스템은 한국의 선진 사례를 접목해 입지를 구축했다"는 차헌도 KIS 베트남 영업본부장의 설명이다.

베트남정부와 쌓은 신뢰도 한 몫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시장에 진출하기 전부터 선진금융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은 베트남 공무원들과 업무를 같이 하며 신용을 쌓았다. 이는 곧 국가적 신뢰로 연결됐고, 한국투자증권의 현지 진출에도 기여를 했다. 차 본부장은 "이 같은 노력 덕분에 베트남 금융당국이 2014년 예외적으로 외국인투자 지분한도 증자를 승인했고, 기존의 49%에서 92.3%까지 투자지분을 늘려 경영권 안정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내년 다시 '톱10' 진입 목표
이번에 자본금이 늘어난 만큼 신용한도가 크기 늘어나게 돼 수익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 법인장은 "당장은 세전 기준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올해 ROE 목표는 보수적으로 접근해 7% 수준으로 설정했다. 향후 3년 안에 본사(10%대 중반)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IS 베트남은 앞으로 브로커리지부문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현지 고객기반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 대형 종합증권사로의 도약을 위해 IPO, M&A 자문 등 IB업무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KIS 베트남이 리서치 인력만 10여명을 두고 있는 이유다.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에서 국내 상장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국내 대기업 현지법인과 베트남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상장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서 지난 2016년에는 베트남 케이블시장 1위인 LS전선아시아와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국내 상장주관사를 맡은 경험도 있다.

박 법인장은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시장점유율을 3%대로 끌어올려 다시 '톱10'에 들어갈 것"이라며 "오는 2020년까지 외국계증권사 중 브랜드파워 1위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