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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사명 이야기] SMEG, 가사노동 줄여주는 가전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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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이탈리아 디자인 추구

[기발한 사명 이야기] SMEG, 가사노동 줄여주는 가전제품

SMEG는 1948년 이탈리아 북쪽 '구아스탈라 에밀리아' 지역에서 비토리오 베르타조니 가문이 설립해 3대 째 이어지고 있는 70년 전통의 이탈리아 가전 제품 기업이다. 사명은 설립 초기 역사를 그대로 담고 있다. SMEG는 'Smalterie Metallurgiche Emiliane Guastalla'의 약자로 '구아스탈라 에밀리아 지역의 에나멜 공장'이라는 뜻이다. 에나멜을 사용하는 산업이 주를 이뤘던 당시 SMEG도 에나멜 전문 제조회사로 설립됐다. 냉동고 등 메탈 소재에 에나멜을 입히는 것이 SMEG의 주 사업이었다.

이탈리아 국민 소득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사회적 시대상이 반영되면서 SMEG는 가사 노동을 줄이기 위한 가전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차 세계대전의 후유증을 앓고 있던 이탈리아 국민들 사이에 '다시 시작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가정집부터 편안한 곳으로 만들어보자는 움직임이 생겨나던 때였다.

SMEG는 지금은 자동차 제조업체로 유명한 피아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가전 시장에 진출했다. 피아트는 자동차 외에도 비행기와 냉동고 등 가전 제품도 만들고 있었다. SMEG는 피아트와 협업해 가스레인지, 세탁기, 냉장고 생산에 들어갔다. 이 때 시작된 스메그 가문-피아트 가문의 친분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1970년대 들어 위기가 찾아왔다. 이탈리아 경제가 침체되고 가스값이 치솟기 시작했다. SMEG는 역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확실히 굳히기로 결심했다. 유명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디자인과 기능을 동시에 잡는 시도를 시작하고, 1970년 14인용 식기세척기인 '나이아가라' 모델을 출시했다.

모던한 주방의 등장은 가정집의 개념을 바꾸기 시작했다. 조리와 식사라는 단순한 용도의 주방공간은 가족이 모여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바뀌어 갔다.

구이도 카날리, 마리오 벨리니, 렌조 피아노 등 건축가들과의 협업이 활발해지기 시작한 것도 이 때다.
이들은 '시대와 유행에도 변하지 않는 100% Made in Italy 디자인' 제품을 만들겠다는 SMEG의 비전을 구체화했다.

안락한 주방생활 추구를 목표로 설립된 SMEG는 식기세척기 생산을 시작으로 주방기기 생산기술을 축적해 유럽을 대표하는 주방기기 전문업체로 성장했다.

SMEG 특유의 동글동글한 모양의 로고는 그래픽 디자이너 프랑코 마리아 리치가 둥근 가스레인지 점화 손잡이를 모티브로 제작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