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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차이나' 베트남을 가다] 미래에셋대우

['넥스트 차이나' 베트남을 가다]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대우 베트남법인의 호치민 본사 모습


호찌민(베트남)=윤경현 기자】 미래에셋대우는 베트남에서 가장 앞서 달리고 있는 국내 증권사 중 하나다. 지난 2007년 베트남법인을 설립했고, 현재는 100여명의 직원이 호치민 본사와 지점, 하노이 지점 등에서 일하고 있다.

당시 법인 설립에 관여했던 강문경 법인장은 베트남 증시가 10여년 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2007년 20조원 수준에 불과했던 베트남 증시의 전체 시가총액은 현재 200조원(1월 말 기준)에 육박한다. 호찌민 증시가 150조원, 하노이 증시가 11조원, 비상장시장인 UPCoM이 35조원 규모다.

강 법인장은 "그 때(2007년)만 해도 시가총액 1조원 규모의 상장사가 드물었지만 지금은 10조원이 넘는 상장사가 여러개나 된다"면서 "상장사들의 이익도 크게 늘어 질적으로도 건실해졌다"고 평가했다.

■자본금 확충→수익 증대로 이어져
베트남 증시의 성장에 발맞춰 미래에셋대우는 2015년 현지 합작사로부터 지분 49%를 인수했고, 2016년 나머지를 모두 사들여 100% 단독 법인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그해 자본금을 15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대폭 늘리면서 실탄을 든든하게 장착했다. 자본금 기준으로 베트남 증권업계에서 5∼6위에 해당한다. 브로커리지를 기본으로 투자은행(IB), 자기자본투자(PI)까지 가능한 힘을 갖게 된 셈이다.

미래에셋대우 베트남법인은 브로커리지에서 신용 비즈니스(주식담보대출) 등으로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 결과 2016년 15억원(세전)에 머물렀던 수익이 지난해에는 3·4분기까지 38억원을 넘어서는 비약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시장점유율도 1.5∼1.7%까지 올라왔다. 베트남 내에서 '대우'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가 확고해 2016년 합병 이후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강 법인장은 "그동안 부침을 겪기는 했으나 잘 버틴 것만 해도 일정부분 성공한 것으로 평가한다. 덕분에 시장에서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다"며 "증권 이외에 보험, 파이낸스가 함께 베트남에 들어오면서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 '톱10' 증권사 들어갈 것
미래에셋대우 베트남법인의 목표는 내년까기 시장점유율 3%를 넘겨 '톱10' 증권사에 드는 것이고, 더 크게는 외국계 증권사 중에서 1등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브로커리지와 IB, 자기자본투자 등을 아우르는 종합증권사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법인은 최근 비상장기업인 베트남 3위의 철강업체에 우리돈으로 27억원을 투자했다. 해당기업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었고, 향후 IPO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다. 강 법인장은 "지금은 대다수 우량기업들의 기업공개(IPO)를 로컬 증권사가 맡고 있지만 국영기업의 IPO가 늘어나면서 외국계 증권사에도 기회가 올 것으로 판단한다"며 "아울러 베트남에 있는 한국기업 중에서도 베트남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도 있다"고 설명했다.

강 법인장은 "우수한 현지 인력 채용, 지점 신설 등을 통한 브로커리지 영업력 증대뿐만 아니라 우량자산 발굴 및 투자를 통해 IB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베트남 내 최고의 증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세대 시스템 등 정보기술(IT)부문에 대한 투자도 강화할 계획이다.
베트남의 중산층 형성과 함께 주식투자자가 확대될 것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현재 베트남의 전체 주식계좌 수는 200만개가 채 안 된다. 인구가 1억명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은 초창기인 셈이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