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부터 나흘간 태국 촌부리의 샴CC 파타야 올드코스(파72·6576야드)에서 열리는 혼다 LPGA 타일랜드(총상금 160만달러)이 시즌 데뷔전이다. 싱가포르에서 시즌을 시작했던 작년보다 1주일 빠르다. 박성현이 시즌 개막을 작년보다 빠르게 잡은 것은 그만큼 동계 전지 훈련 성과가 좋았다는 증거다. 다시말해 그 성과를 한 시라도 빨리 점검해보고 싶어서다.
박성현은 1월 초부터 약 한 달 반 가량 강도 높은 동계 훈련을 실시했다. 그 기간 가급적 언론 인터뷰를 자제하고 훈련에만 매진했다. 훈련 프로그램은 근력강화와 샷 가다듬기로 채워졌다. 근력은 역기 운동으로 다졌다. 샷도 작년에 비해 더 날카로와졌다는 평가다. 18일 태국에 입성한 박성현은 "준비가 잘 됐는지 안 됐는지 저도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설레는 마음으로 첫 경기를 시작하려 한다"라는 짧으면서 임팩트 있는 출사표를 던졌다.
박성현은 작년에 LPGA투어에 진출해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상을 유소연(28·메디힐)과 함께 공동으로 수상했다. 한 마디로 진출 첫 해에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것이다. 그러나 박성현은 그닥 만족하지 않는 눈치다. 그것은 그가 올해 목표를 '베어트로피(평균타수상)'로 잡고 있는 것에서 충분히 가늠되고 남는다. 베어트로피만 가져오면 나머지는 부수적으로 따라오기 때문이다.
이 대회에는 박성현 외에도 LPGA투어 한국 자매 군단의 주축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그 중에서도 공식 데뷔전인 호주여자오픈에서 67년만에 '신인 데뷔전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한 고진영(23·미래에셋)의 2주 연속 우승에 관심이 쏠린다. 고진영은 당초 이 대회 출전권이 없었지만 호주여자오픈 우승자 몫으로 남긴 한 자리를 손에 넣어 19일 항공편으로 태국에 입성했다.
든든한 스폰서(KB금융그룹)를 만나 기분좋게 시즌을 시작하게 되는 전인지(24)도 작년 준우승 징크스를 일찌감치 떨쳐내기 위해 태국으로 향했다. 전인지는 한동안 발목을 잡았던 어깨와 허리 통증에서 벗어나 겨울 동안 원 없이 강훈련을 쌓아 그 어느 해보다 사기가 올라 있다.
여기에 태국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김세영(25·매래에셋)도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LPGA투어 데뷔 이후 매년 1승 이상을 거둬 통산 6승째를 기록중인 김세영은 그동안 지적됐던 샷 문제점을 보완해 샷감을 최대한 끌어 올려 결전의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바하마 클래식에서 공동3위를 차지하면서 샷 조율을 마친 뒤 휴식을 취했던 디펜딩 챔피언 양희영(29·PNS창호)은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유소연도 개막전 부터 내리 3개 대회 연속 출전의 강행군을 이어간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서 활동중인 이보미(30)와 김하늘(30·하이트)도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태국 골프의 간판인 모리야·아리야 주타누간 자매와 개막전 바하마 클래식 우승으로 시즌 상금 순위 1위에 올라있는 브리타니 린시컴(미국), 세계랭킹 1위 펑산산(중국), 작년 베어트로피 수상자 렉시 톰슨(미국) 등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세계랭킹 1∼4위 펑산산, 박성현, 유소연, 톰슨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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