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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극단 대표 성폭행 피해자 더 있다

페이스북 통해 미성년 단원 피해자 추가 폭로 이어져
방과후교실에서 연극반 운영돼 추가 피해자 더 나올 듯

김해 극단 대표 성폭행 피해자 더 있다
연극 연출가 이윤택의 성추문 폭로로 촉발된 연극계 성추문 파문이 경남 김해지역 연극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극단 대표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추가 피해자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해=오성택 기자】 경남 김해지역 극단 대표의 미성년 여고생 성폭행 폭로와 관련, 한국연극협회 경남지회가 극단 대표를 영구 제명(본지 20일자 보도)한데 이어, 추가 피해자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경남시민주권연합(이하 시민주권연합)은 21일 김해지역 모 극단 대표의 미성년 여고생 성폭행 피해자가 더 있다고 밝혔다.

시민주권연합은 “당시 18세 여고생이던 A씨가 페이스북을 통해 김해지역 모 극단 대표 C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상세하게 밝혔다”면서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을 공개했다.

A씨는 페이스북에 “대표 C씨가 극단을 나가면 앞으로 연극생활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느낌으로 자주 이야기 했다”며 “C씨가 아주 영리하게 가벼운 뽀뽀부터 시작해 차량과 대표실 등에서 성추행과 성폭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 “영구제명만이 문제가 아니다. 극단에 또 다른 피해자가 있고 나처럼 용기를 내지 못하는 피해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이 분노하기 바란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시민주권연합은 “극단 대표 C씨의 행동은 차마 글로 옮기기 어려울 정도로 교묘하고 치밀했다”며 “연기와 배역을 미끼로 성추행과 성폭행을 저지른 것은 지극히 의도적이며 지능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6년 이 극단에서 미성년 단원으로 활동했던 B(여)씨의 폭로도 이어졌다. B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청소년 단원을 모집한다는 모집광고를 보고 배우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지원했다”며 “극단에 지원하기 전 학교 선생님께 극단에 대해 상의했으나, 성폭행 사건이 있었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선배가 성폭행 당한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입단을 말리지 않은 선생님 또한 성폭력 방관자”라며 “선생님도 어른으로서 이런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지 못한 것에 대한 죗값을 받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B씨는 다만 “대표 C씨가 체크카드를 건네주며 스킨십을 해오자 페미니즘 공부를 시작하던 때라 곧바로 성폭력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극단을 그만두었다”고 밝혔다.

시민주권연합은 “A씨와 B씨가 대표 C씨를 형사 처벌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피해자들이 연대해서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점에서 미투운동의 본질이 제대로 빛을 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익명의 정보원을 통해 미투운동에 참가하지 못한 성추행·성폭행 피해자가 1명 이상 더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혀 추가 피해자 폭로가 이어질 전망이다.

시민주권연합은 이번 사건과 관련 “먼발치에서 수수방관하며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침묵하는 지역 정치인과 학교 교사들도 공범”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대표의 미성년 단원 성폭행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이 극단은 방과후교실의 일환으로 연극반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