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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오색 케이블카는 적폐 아니다

개선委 "비밀TF"라며 발목.. 친환경 개발로 효과 키워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다시 뒤집힐 위기다. 환경부 환경정책제도개선위원회는 지난 23일 "2015년 당시 환경부가 비밀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심의를 통과하게끔 종합검토보고서 작성에 개입했다"며 사업을 재검토하라는 권고안을 냈다. 환경부는 개선위 권고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검토해 사업을 결정할 예정이다. 개선위는 적폐청산을 위해 환경부가 만든 위원회다. 전문가들은 사업이 백지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 정부 관계자들은 개선위의 판단에 무리가 있다는 반응이다. 비밀TF라는 표현 때문이다. TF는 앞서 두차례 사업이 부결될 때도 공개적으로 활동했다. 이 TF가 검토보고서 작성에 영향을 끼칠 만한 조직이라면 사업 승인시기가 앞당겨졌을 수도 있다. TF가 민간전문위원회의 보조 성격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보고서 조작을 좌지우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오색케이블카는 강원 양양군이 지난 2001년 제안한 후 20년 가까이 첫삽을 뜨지 못했다. 심사할 때마다 환경훼손 논란에 가로막혔다. 하지만 친환경 공법으로 제작하면 환경훼손은 최소화할 수 있다. 선진국 사례가 많다. 스위스 체르마트는 케이블카와 산악열차를 운행하는 청정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호주 케언스는 열대우림을 보존하기 위해 케이블카 '스카이레일'을 설치하는 역발상 전략으로 유럽녹색문화상을 수상했다. 프랑스 샤모니, 중국 장자제도 케이블카를 설치해 세계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렸다.

국내에선 2008년 처음 운행한 통영 케이블카가 모범사례다. 매년 100만명 이상이 케이블카를 이용한다. 통영시는 2016년까지 189억원의 현금을 배당받아 건설비용(173억원)을 뽑았다. 여수 오동도 해상케이블카는 2014년 말부터 운행해 지난 2월까지 탑승객 650만명을 넘어섰다. 한해 2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지난해 6월 사람을 태운 부산 송도 해상케이블카도 8개월 만에 매출 200억원을 넘겼다.

설악산은 환경부가 대대적으로 홍보해온 관광자원이다. 오색케이블카를 설치한다면 노약자와 장애인까지 천혜의 경관을 누릴 기회를 줄 수 있다. 케이블카는 오히려 사람 발길로부터 산을 보호하는 효과도 크다. 양양군은 외국 관광객도 적극 유치해 연간 1500억원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당초 양양군은 지난 2월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케이블카를 운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2019년으로 착공이 지연됐다. 이번엔 개선위가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발목을 잡았다. 이전 정부에서 통과된 사업이라 적폐 프레임으로만 바라본 건 아닌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