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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핫이슈 핫현장]하이트진로 베트남 하노이 팝업스토어 '진로포차'

"한국형 음주문화 접목 인기몰이… 2년안에 20개 매장 오픈"
베트남 증류주 시장 고속성장..하이트진로 5년간 판매율
연평균 25%이상 지속 성장..베트남 발판 동남아시장 공략

[유통업계 핫이슈 핫현장]하이트진로 베트남 하노이 팝업스토어 '진로포차'

[유통업계 핫이슈 핫현장]하이트진로 베트남 하노이 팝업스토어 '진로포차'
하이트진로가 베트남 하노이의 중심가 바딘구 끄어박거리에 운영 중인 팝업스토어 '진로포차'에서 현지인들이 참이슬을 곁들여 한국 음식을 즐기고 있다. 사진=오은선 기자


【 하노이(베트남)=오은선 기자】 "못 하이 바! 못 하이 바! 못 하이 바!(일 이 삼!)" 지난 8일 베트남 하노이시 바딘구의 끄어박 거리 대로변 2층에 자리잡은 진로포차 1호점에서 우렁찬 베트남식 건배사 소리가 흘러나왔다. 천장의 천막 지붕은 마치 서울 여의도 한복판의 포장마차를 연상시킨다. 무대에서 벌어지는 라이브 공연은 서울 근교의 바(bar) 같기도 하다. 하지만 손님들은 가지각색이다. 아이와 함께 식사를 하러 온 가족단위 고객부터 단체로 회식을 즐기는 직장인들까지 '참이슬'과 함께 한국음식에 매료된 모습니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을 동남아 소주시장 진출의 거점으로 삼고 지난해 10월 베트남 하노이 도심에 팝업 스토어인 '진로포차' 1호점을 열었다. 앞서 2016년 하반기 3개월간 팝업스토어를 시범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매장 인테리어와 메뉴를 반영해 한국식 주점을 연 것이다. 소주브랜드 매장의 특색을 살리면서도 현지 음식점과 다른 깔끔한 내부 구성으로 회사와 대표소주 참이슬의 홍보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증류주 시장 연간 17% 고속성장...잠재력 커

베트남 주류시장은 연간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고속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6년도 베트남 내 주류판매량은 33억3100만L, 판매액은 79억 달러로 전년대비 각각 8%, 10%씩 성장했다. 세계 주류 소비량도 16위다. 전체 인구의 60%가 넘는 젊은 인구와 가처분소득 증가,연 34%의 도시화율 등을 감안할 때 베트남 주류시장의 잠재력이 충분하다.

특히 더운 지역 특성상 주류 중에서도 맥주가 가장 인기다. 2016년 기준 맥주 소비량은 전체 주류 중 82%에 달한다.

와인 역시 소득 중상위층을 중심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서는 증류주 시장이 커지는 추세다. 최근 5년간 17% 이상 성장했다. 최근 여성들의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인기있는 무색 증류수는 2016년 4530만L로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칵테일' 이미지로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

하이트진로는 바로 이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최근 K푸드 등 한류의영향으로 젊은 베트남 소비자층 사이에서 한국 주류에 대한 인기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맥주보다 고급스럽지만 와인보다는 저렴한 '칵테일' 이미지를 구축하며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허영주 하이트진로 베트남법인 차장은 "특히 더운 날씨 탓에 도수가 낮고 과일 향이 나는 '자몽에 이슬' 등의 과일소주가 현지인,특히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고도주에 익숙한 남성들을 위해 알코올 도수 19.9%의 베트남 전용 '참이슬 클래식'도 내놨다.

한국형 음주문화를 접목한 다양한 마케팅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베트남 젊은이들에게 친숙한 페이스북 페이지를 활용했다. 친구들과 함께 종종 소주를 즐긴다는 황 부(26)씨는 "한국 드라마를 보면 회식자리에서 '소맥'을 원샷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하이트진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고 섞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전형적인 한국 스타일의 안주 메뉴도 현지인들에게 인기다.

■매출증가율 연평균 25%..."3년내 연매출 1000만달러 달성"

하이트진로는 1968년 베트남에 소주를 수출하면서 동남아시아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2016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주류시장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2년부터 5년간 하이트진로 제품의 판매율이 연평균 25% 이상씩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봤다.

허영주 차장은 "아직까지 진로포차는 팝업스토어 형식의 매장이지만 올해 2호점 개점을 준비하는 등 올해부터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로포차는 2020년까지 프랜차이즈로 사업을 확대해 직영점을 포함해 현지에 매장을 20개 이상 늘릴 계획이다. 하이트진로가 베트남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동남아시아 시장으로의 확장 계획 때문이다.
이미 하이트진로의 동남아시아 지역 수출은 2011년 이후 26.9%에서 2015년 106.6%까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법인의 매출을 2020년 1000만 달러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더나아가 베트남을 발판으로 삼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