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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주택시장 전망 “내년까지 하락 vs. 일시적 조정”

강남권 포함 하향 조정세..양지영 R&C연구소 소장 "정부 집값 안정의지 확고 금리도 올라 수요자 부담↑”
하반기엔 상승세로 반전..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 "값싼 급매물 이미 소진 전세부터 주택수요 늘 것"

엇갈린 주택시장 전망 “내년까지 하락 vs. 일시적 조정”


"하락장의 시작이냐, 일시적 침체냐."

지난 1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작되면서 주택시장이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오름세가 확연히 꺾인 모습이다.

특히 오름폭이 컸던 서울의 경우 지난달 매매가격 상승률(한국감정원 조사)이 0.55%로 전월 대비 반토막이 났다.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0.17%를 기록해 5년 7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향후 주택시장 전망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락장 시작, 내년까지 갈 수도

3일 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이 상승장을 마감하고, 본격적인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내다봤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서울 강남권을 비롯해 주택시장이 적어도 내년까지는 하향 조정세가 불가피하다"며 "지난 수년 간 많이 오른 데다 금리도 상승기에 접어들어 수요자들이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고, 정부의 집값 안정 의지도 확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섭게 치솟던 서울 강남권의 경우 재건축 단지에서 몇 달 전보다 호가를 1억원 이상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매수세가 전혀 따라붙지 않고 있다. 불안을 느낀 집주인이 가격을 더 내리는 상황이 발어지고 있다.

양 소장은 "서울 외곽지역과 주변 수도권 지역은 많이 조정받을 수도 있다"며 "다만,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주요 지역은 기본 수요가 받쳐주고 있어 하락폭은 미미할 것이고, 지루한 조정장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반기부터 상승 가능성 높아

그러나 일부에서는 지금 주택시장 모습은 일시적인 조정일 뿐, 서너달이 지나면 다시 상승을 시작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엄청난 양의 거래가 일어났음에도 집값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시장에서는 집값이 떨어졌다고 하나 실제로는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며 "가격이 떨어졌던 물건들은 양도세 중과 조치 전에 급하게 처리해야 할 물건들이었고, 이제 그런 물건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대표는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급매물이 나왔지만 특수한 상황이고, 아직 매도자가 우위인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많은 매매거래가 이뤄졌음에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상승세가 조금 줄어든 수준으로 버티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다주택자들이 내놓은 매물을 실수요자들이 받아줬다는 분석이다.

다만, 조정장세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곽 대표는 "실수요자들의 상당수는 이미 주택 구입을 마쳤고, 정책 변동기여서 당분간은 수요가 달라붙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사철인 7월이 되면 전세시장이 살아나고 주택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규분양, 전셋값이 변수될 것

전문가들은 신규 분양시장과 전세시장을 주택시장의 변수로 꼽았다. 신규 분양시장의 경우 서울 주요지역에서 당첨되지 못한 자금들이 인근 지역의 분양시장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얼마 전 분양한 '디에이치자이 개포' 분양가가 10억원이 훌쩍 넘는 데도 3만여명이 몰렸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 자금여력이 있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라며 "이들 자금은 청약을 받지 못할 경우 다른 분양단지나 덜 오른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규 분양시장이 주변 지역을 자극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세시장도 마찬가지다.
곽 대표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이사철 전세수요가 주택시장 향방을 가늠지을 변수"라며 "전세시장부터 주택수요가 다시 꿈틀댈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진단했다.

지금은 자금력이 다소 떨어지는 수요자의 경우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때문에 대출가능액이 줄어들고, 집값이 더 오른다는 보장이 없어 전세수요자로 머무를 가능성이 높지만 결국에는 전세가격을 끌어올리고, 다시 주택시장을 움직이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양 소장은 "전세시장도 매매시장처럼 입주물량에 따라 극심한 양극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전세시장이 매매시장을 자극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