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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핫이슈 핫현장] 서울 경동시장에 문 연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콘텐츠 다양화로 전통시장 활성화 도모"

[유통업계 핫이슈 핫현장] 서울 경동시장에 문 연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콘텐츠 다양화로 전통시장 활성화 도모"

이마트가 서울지역에서 처음으로 5일 서울 동대문 경동시장에 문을 연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에 고객들이 줄지어 계산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무슨 재주로 이렇게 깔끔하게 해놓고 장사해. 오늘도 벌써 노브랜드 구경 온다고 2명이나 전화가 왔어. 옛날같이 장사가 잘 되진 않지만 앞으로 기대가 훨씬 크지."
5일 서울 동대문 경동시장 신관 2층에 위치한 '수빈한복'의 김병현씨(82). 30년 넘게 한 자리에서 장사했다는 김씨는 이마트가 운영하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오픈을 누구보다 반겼다. 같은 층 안쪽에 위치한 노브랜드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장사가 더 잘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노브랜드 경동시장점은 이마트가 8개월간의 준비 끝에 이날 개점한 상생스토어 5호점이다. 2008년 8월 충남 당진어시장을 시작으로 경북 구미 선산시장, 경기 안성맞춤시장과 여주한글시장에 이어 서울지역에는 처음으로 문을 연 것이다.

■기존 상권 겹치는 품목 제외···집객 극대화로 '상생'
경동시장 2층에 자리잡은 노브랜드 매장에서는 채소·과일·수산물과 같은 신선식품과 담배·주류 등을 판매하지 않는다. 시장 상인들의 판매 품목과 겹치기 때문이다. 경동시장 상인회의 요청으로 영업시간도 상권 특성을 반영해 기존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한 시간 앞당겼다.기존 상인들의 매장을 입구쪽으로 전면 배치해 소비자들이 이들 매장을 거쳐야 상생스토어로 들어올 수 있도록 동선도 조정했다. 같은 층 안쪽의 편의공간에는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인 '카페숲'과 동대문구 작은도서관, 어린이 희망놀이터 등을 배치해 집객효과를 높이고 체류시간 연장을 꾀했다.

특히 한 시간에 2500원이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어린이 희망놀이터가 눈길을 끌었다. 아이들과 함께 견학을 온 제기동 구립 해오름 어린이집 성문순 원장은 "이 근처에 제대로 된 어린이시설이 마땅치 않아 부모들이 아이들과 시장에 오기 힘들었는데 키즈카페 못지 않은 곳이 생겨 앞으로 많이 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대문구 작은 도서관에는 2000여권의 책이 비치됐고 5월부터 대여도 한다.

■청년몰 도입 통해 청년 일자리 제공
재능기부카페인 '카페숲'과 동대문구 작은도서관을 아우르는 '앤라운지' 공간에는 글로벌 라운지가 따로 마련해 젊은층 고객 유치를 꾀했다. 민간 영어 교육 기관이 경동시장의 후원을 받아 재능기부 형식으로 어린이 영어동화 읽기, 주부 영어교실 등을 무료로 운영한다. 정해진 시간엔 근처 대학교 외국인 학생들과 마음껏 대화를 나눌수도 있다.

신관 3층에는 청년몰이 들어서 청년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스타트업 육성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입점 이후 '집객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당진전통시장 문화관광형육성사업단 조사에 따르면 당진어시장의 경우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입점 후 시장 공용주차장 월평균 이용객이 5019대로 입점 이전인 2015년(2153대)에 비해 두배 가량 늘었다.

오광수 경동시장 상인회 회장은 "침체되는 시장을 살리기 위해 안성과 당진을 오가며 변화를 지켜본 결과 희망을 봤다"면서 "젊은 층의 유입과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상인들과 협의를 거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유치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10곳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정동혁 CSR상무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입점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상생스토어를 계속 확대해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