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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SK엔카닷컴 조혜정 과장..日語 전공인데 왜 앱 개발자 됐냐고요?

[fn 이사람] SK엔카닷컴 조혜정 과장..日語 전공인데 왜 앱 개발자 됐냐고요?

"웹 기반 SK엔카닷컴을 애플리케이션 기반으로 바꾸면서 자동화시스템을 만들었다. 유통에 대한 노하우가 있어 향후 참신한 서비스가 담긴 앱(애플리케이션)도 만들고 싶다."

조혜정 SK엔카닷컴 IT팀 과장(사진)의 이력은 특이하다. 조 과장은 SK엔카닷컴의 모바일 파트 iOS앱 담당 개발자이지만 대학 전공은 일본어다. "일본어를 할 줄 알면 일본 IT회사 취직 기회가 많다"는 대학 교수님의 조언은 조 과장을 순수 문과 출신 개발자로 이끄는 계기가 됐다.

조 과장은 일본 교환학생을 마치고 4학년 내내 IT학원 수업에 매진했다. 돌이켜봐도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조 과장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임베디드반'에서 처음 보는 시스템 용어, 체계와 씨름했다. 10년 뒤 임베디드가 사물인터넷(IoT)의 핵심기술로 부상할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일본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은 1년 만에 일본 아이솔루션 응용시스템 개발자가 되며 이뤄졌다.

조 과장은 "우리나라와 일본 IT회사의 기술 수준은 비슷하다"면서도 "일본은 프리소스를 많이 이용하고 우리나라는 비용이 들더라도 자바, 오라클을 많이 쓰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웹 시스템 개발을 하던 레피카에서 근무하다 동일본대지진 직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지난 2011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조 과장도 자연스럽게 앱 개발자라는 커리어를 추가하게 됐다.

SK엔카닷컴은 중고차를 파는 딜러와 사고 싶은 이용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회사다. 향후 차와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다루는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할 계획이다. 조 과장은 "개발자가 되면서 커리어를 쌓는 기회는 늘었지만 업무시간이 긴 편"이라면서 "솔직히 '워라밸(워크 앤드 라이프밸런스.일과 삶의 균형)'에 끌려 SK엔카닷컴에 입사했지만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자기계발비도 지원되는 곳"이라고 치켜세웠다.

특히 조 과장은 아이폰 기반의 앱 개발을 초기부터 주도했다. 아무것도 갖춰진 것이 없었지만 불편한 점을 하나씩 개선하면서 어느덧 자동화시스템까지 만들어냈다. 그는 "IT회사는 위에서 내려오는 수직적 업무가 많은 편인데 SK엔카닷컴은 사원도 과장 역할을 할 수 있는 수평적 구조"라면서 "UX팀, 퍼블리싱팀도 조직돼 있어 개발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IT회사지만 팀 내 여성 비율이 3분의 1로, 여성 개발자도 환영받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그는 취업난 속에서 고생하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조 과장은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일본 교환학생이었듯, 워킹홀리데이도 좋고 한국을 벗어나서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사고를 넓힐 필요가 있다"면서 "IT업계는 자기계발에 열정적이거나 무엇인가 창조하는 일에 흥미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전해볼 만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