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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23일 첫 공판 돌입..건강 문제로 불출석 시사

이명박 전 대통령, 23일 첫 공판 돌입..건강 문제로 불출석 시사
이명박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110억원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공판이 오는 23일 열린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이유로 불출석 재판이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10일 이 전 대통령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오는 17일 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가진 후 23일 첫 공판에 돌입하기로 했다. 재판은 매주 2회씩 열기로 했다.

이날 변호인 측은 이 전 대통령의 건강을 이유로 불출석 한 상태에서 증거조사가 가능한 지 여부를 재판부에 문의했다. 이 전 대통령은 현재 오랜시간 앉아서 재판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게 변호인의 설명이다.

변호인은 "증거조사 기일이 14일인데, 피고인이 재판에 나와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되도록 이면 오후 6시 이후나 야간에는 재판을 진행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일주일에 두 번 재판이 있는 데 그것도 어려운가"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이 거듭 난색을 표하자 재판부는 "피고인이 요청하면 1시간마다 10분정도 휴식하는 것으로 무리가지 않게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그러한 문제 때문에 증거조사 기일을 줄이면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측은 지난 8일 옛 측근들의 검찰 진술조서 등을 증거로 사용하는 데 동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증인 신문 절차가 대폭 줄어 이 전 대통령의 재판은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를 사실상 지배하면서 349억원 가량을 횡령하고 직원의 횡령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31억원대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는다. 또 대통령 재임 기간 청와대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 등 측근들을 통해 김성호·원세훈 전 원장이 이끌던 국가정보원에서 약 7억원의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상납받은 혐의도 있다.

삼성전자로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비(약 68억원)를 수수하고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22억5000만원 현금 및 1230만원어치 양복), 대보그룹(5억원), 김소남 전 의원(4억원), ABC상사(2억원), 능인선원(3억원)으로부터 각각 뇌물을 받은 혐의도 있다.

뇌물 혐의액은 총 111억원에 달한다.

이 밖에 다스의 투자금 반환 작업에 청와대 등 국가기관을 동원한 혐의, 다스 차명지분의 상속 방안을 청와대 직원들에게 검토하게 해 직권을 남용한 혐의, 퇴임 후 국가기록원에 넘겨야 할 청와대 생산 문건을 빼돌린 혐의 등도 받는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도 주요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