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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차세대 먹거리 바이오를 왜 못살게 구나

증선委서 '삼바' 논의 시작.. 스스로 발목잡는 일 없길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가 과연 '분식회계'를 저질렀는지를 놓고 증권선물위원회가 7일 논의를 시작했다. 앞서 증선위 자문기구인 감리위원회는 세 차례 회의에도 불구하고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결국 공은 증선위로 넘어왔다. 증선위는 금융위원회법에 따른 법정기구다. 금융위 부위원장이 당연직 위원장이고, 5인 위원으로 구성된다. 3명은 민간위원이다. 김용범 증선위원장은 첫날 회의에서 "증선위는 독립성과 무결성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지켜나가는 데 존재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증선위는 앞으로 두어 차례 더 회의를 열 것으로 보인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그렇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내달 4일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본다. 그에 앞서 증선위에 몇 가지를 당부하고 싶다.

쟁점은 '분식회계' 여부다. 삼바는 2015년 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장부가에서 시장가로 바꿨다. 이어 흑자로 전환한 삼바는 2016년 11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금융감독원은 그 과정에 뭔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고 본다. 삼바는 펄쩍 뛴다. 사실 기업이 상장하려면 먼저 금융당국이 회계부터 따진다. 그때 금감원과 금융위는 승인 도장을 찍었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발목을 잡으려 들면 기업으로선 황당할 수밖에 없다.

바이오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삼바는 불과 설립 7년 만에 CMO(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세계 1위 기업으로 컸다. 시가총액은 약 28조원(7일 기준)으로 코스피 7위다. 삼바만 잘나가는 게 아니다. 한국 바이오 신화를 쓴 셀트리온은 시총 약 34조원으로 코스피 4위에 올라 있다. 시총 순위에서 셀트리온 위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밖에 없다. 지금 한국 경제는 반도체가 먹여 살린다. 차기 주자는 누가 봐도 바이오다.

바이오는 일자리에서도 일등공신이다. 삼바는 해마다 수백명씩 뽑아 현재 직원이 2100명 규모다. 직원 평균 나이는 29살이며, 여성 비율이 40%에 이른다. 인천 송도 바이오단지에 둥지를 튼 삼바는 약대.의대.간호대를 졸업한 인재들에게 특히 인기다. 정부도 혁신성장의 첨병인 바이오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한국의 세계 바이오시장 점유율은 2015년 1.7%에 그쳤다. 정부는 이를 올해 2.3%로 높인 뒤 2025년 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선두에 삼바와 셀트리온이 있다.


앞서 금감원은 삼바가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잠정결론을 내렸다. 이를 외부에 공개하는 바람에 이미 삼바는 큰 타격을 입었다. 명백한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왜 우리 스스로 발목을 잡지 못해 안달인지 당최 이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