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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컬처] 드라마처럼 가볍게..오페라, 편견을 깨다

지루할 틈 없는… 입문용 오페라 3편
귀족 풍자한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제목처럼 웃음 터지는 해프닝으로 통쾌
콘서트 오페라로 만나는 '피가로의 결혼'.. 음악과 연기, 종합선물세트 같은 매력
오페라 콜라주 '카사노바 길들이기'.. 친근한 음악에 새로운 스토리 엮어

[yes+컬처] 드라마처럼 가볍게..오페라, 편견을 깨다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오페라는 노래와 연기, 화려한 무대로 관객의 눈길을 끌지만, 친숙하지 않은 이들에겐 어렵고 지루한 것도 사실이다. 오페라 입문자들이라면 정통 오페라보다 한층 가벼운 오페레타(희가극), 오페라 콜라주, 콘서트 오페라를 주목해보자. 고정관념을 버린 새로운 시도로 뮤지컬보다 더 재미있고 화려한 작품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오페라의 무거움은 살짝 비켜가면서도 그 매력은 생생히 살아있어 한층 즐겁게 오페라를 즐길 수 있다.

국립오페라단이 오는 28일부터 7월 1일까지 서울 논현로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리는 '유쾌한 미망인'은 빈 정통 오페레타의 진수를 담은 작품이다. 빈 오페레타는 19세기 중반 이후 오스트리아 빈에서 발달한 희극 오페라로, 귀족들의 사치스런 생활을 재치있게 풍자해 인기를 모았다.

국립오페라단은 지난 2012년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에 이어 올해 한층 신선하고 파격적인 '유쾌한 미망인'을 선보인다. '유쾌한 미망인'은 가상의 작은 나라 폰테베드로에서 파리로 이주한 은행가의 미망인 한나의 재혼을 막으려는 과정을 포복절도할 코미디로 그린다. 파리 물랑루즈의 관능과 매혹을 가득 담은 무대와 폰테베드로 재정 규모의 절반에 달하는 막대한 유산이 다른 나라로 넘어가려는 것을 막기 위해 펼쳐지는 다양한 해프닝은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오게 한다. 1905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쉽고 재미있는 스토리와 빈 오페레타 특유의 우아하고 달콤한 멜로디, 폴로네즈, 마주르카, 왈츠 등의 춤곡과 어우러지는 화려하고 매혹적인 연주로 초연 이후 베를린, 런던, 파리 등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입술은 침묵해도', '빌랴의 노래', '오, 조국이여' 등 익숙한 선율의 아리아로도 유명한데, 뮤지컬의 재미와 화려함을 뛰어넘는 오페레타만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연극과 오페라 무대를 오가며 탄탄한 연출력을 보여주는 기 요스텐이 연출을, 마에스트로 토마스 뢰스너가 지휘봉을 잡는다.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은 미망인 한나 역에는 바네사 고이코에체아와 소프라노 정주희가, 다닐로 역은 바리톤 안갑성과 김종표가 맡는다.

롯데콘서트홀은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을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선보인다. '피가로의 결혼'은 18세기 스페인 세비야 지방 근교의 알마비바 백작의 하인인 피가로가 백작 부인의 시녀인 수잔나와의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을 다룬 이야기다. 초연 당시 귀족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한 오페라로 상연이 중지되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현재 대중은 물론 예술가들에게도 최고의 오페라로 손꼽힌다. 귀에 익은 아리아와 매력적인 연기가 이어지는 콘서트 오페라인 만큼 풀버전 오페라보다 더욱 음악적인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카운터테너 출신의 르네 야콥스가 지휘와 연출을 맡고, 소프라노 임선혜와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공연은 오는 7월 6일부터 7일까지.

오는 24일부터 7월 1일까지 서울 여의도 KBS홀 무대에는 오페라 콜라주 '카사노바 길들이기'가 오른다. 오페라 콜라주는 기존의 오페라에서 유명한 아리아, 듀엣, 앙상블, 합창곡을 골라 새로운 스토리로 엮어 만든 새로운 형태의 오페라다.
아바(ABBA) 노래를 모아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맘마미아'와 같이 노래는 원어 그대로 부르지만, 대사는 우리말을 사용하고 연극적인 요소가 더해져 한층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이번 공연에는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와 '피가로의 결혼',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구노 '로미오와 줄리엣', 비제 '카르멘' 등의 곡에 새로운 스토리를 더해 더욱 친근하다. 이번 작품에는 소프라노 정혜욱, 장유리, 박하나, 김신혜 등 국내 오페라를 이끌고 있는 실력파 소프라노들과 '팬텀싱어'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진 테너 김현수, 조민규, 정필립, 베이스 손태진, 한태인, 고우림 등이 함께 한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